국민의힘이 ‘절윤 선언’을 한 다음 날 장동혁 대표가 윤석열 정부의 노동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의 발목을 잡아온 절윤 문제를 매듭짓고 장 대표가 본격적인 외연 확장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10일 한국노총 창립 80년 행사에 참석한 장 대표는 “올해 초 우리 당의 새로운 변화를 약속하며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첫 번째 비전으로 제시했다”며 “윤석열 정부의 노동 개혁 추진 과정에서 노동자 여러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못했다. 당의 반성을 담은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진정한 절윤은 윤석열 정부의 과오를 바로잡는 것이란 판단에서 발언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국민의힘 지도부 역시 ‘전략 수정’을 강조하고 있다. 지도부 관계자는 이날 “기존 지방선거 전략에 대해 전면 재수정 작업에 들어갔다”며 “중도 확장에 집중하겠단 의지”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전날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국회의원 전원 명의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치 복귀를 반대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다만 장 대표는 이날 행사 뒤 절윤 관련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 답변도 하지 않았다. 전날 의총에 이어 절윤 문제에 관해선 ‘침묵 모드’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를 두고 장 대표 측은 “지지층을 달래기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강성 당원의 반발이 커졌기 때문이다. 당장 유튜버 전한길씨는 절윤 선언에 반발하며 국민의힘 탈당을 예고했고, 강성 당원을 중심으로 항의성 ‘문자 폭탄’도 쏟아지고 있다고 한다.
당초 “장 대표는 절대 바뀌지 않을 것”(영남 중진 의원)이라는 예상과 달리 장 대표가 변화를 모색하는 이유는 뭘까.
결정적 계기는 지난 6일 금요일 저녁 ‘남양주 8인 소주 회동’이었다. 장 대표가 임명한 조광한 최고위원과 정점식 정책위의장이 노선 변화 요구에 부응할 방법을 찾기 위해 회동을 제안한 게 발단이었다. 이 회동에는 장 대표, 송언석 원내대표뿐만 아니라 박준태 대표 비서실장, 김민수·신동욱·조광한 최고위원, 정 의장, 박수민 원내대표 비서실장이 참석했다.
장 대표는 “결의문에 절윤이 들어가면 일부 당원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고 걱정한 반면, 송 원내대표는 “지방선거를 치르고 당이 바뀌려면 감내해야 한다”는 취지로 설득했다. 결국 장 대표가 송 원내대표의 제안을 수용하며 결의문 작성은 급물살을 탔다. 한 참석자는 “서로 속내를 다 털어놓은 끝에 ‘최대공약수’를 찾은 것”이라고 했다.
이 과정에서 장 대표는 지난 7일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 출마를 설득하는 등 우여곡절도 겪었다. 오 시장이 이날 페이스북에 “벼랑 끝에 선 심정”이란 글을 올리며 주변에 “후보 등록을 포기하겠다”고 밝힌 걸 들은 장 대표가 같은 날 저녁 서울시장 공관을 찾았다고 한다. 오 시장은 장 대표를 만나 ▶노선 전환 ▶혁신 선거대책위원회 구성 등을 요구했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자 다음 날인 8일 마감된 국민의힘 후보 등록을 거부했다.
절윤 문제는 가까스로 일단락됐지만 10일 여진은 이어졌다. 한동훈 전 대표는 KBS 라디오에서 “일련의 숙청·제명 정치를 정상화하지 않으면 결의문은 면피용”이라고 주장했다. 반면에 지도부 인사는 “한 전 대표 징계 철회 등은 선거를 앞두고 당내 분란을 만들 수 있어 모두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