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태 충격으로 이달 들어 원-달러 환율이 하루 평균 16원 넘게 출렁였다. 금융위기 때인 2009년 이후 17년 만에 가장 큰 일일 변동 폭이다.
10일 서울 외환시장 주간거래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6.2원 내린(원화 가치는 상승) 1469.3원에 마감했다. 간밤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이 예상보다 빠르게 마무리될 수 있다고 밝힌 영향이다. 전날 1500원 선을 넘보던 환율이 하루 만에 진정되는 모양새지만, 여진이 가신 건 아니다.
한국은행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월 들어 이날까지 달러 대비 원화 환율 일일 변동 폭은 평균 16.4원으로 집계됐다. 주간거래를 기준으로 당일 종가와 전일 종가 사이 변동 폭을 계산한 결과다. 세계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3월(22.2원) 이래 가장 많다. 주간·야간 거래를 포함해 장중 고가와 저가 차이를 단순 계산하면 진폭은 더 심했다. 이달 들어 9일까지 하루 평균 31.62원이 위아래로 움직였다.
한국은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데다 중동 지역으로부터 수입하는 비중도 크다. 원화 가치가 국제유가 흐름에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했던 지난달 28일 이후 주요 통화의 등락률을 따져보면, 원화 가치(주간거래 종가 기준)는 9일까지 달러 대비 2.29% 낮아졌다. 엔화(-1.71%)나 역외 위안화(-0.96%), 유로화(-2.13%)보다 낙폭이 컸다.
전쟁 관련 소식 한 줄(헤드라인)에 시장이 등락을 반복하는 ‘헤드라인 장세’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석병훈 이화여대 교수는 “외화 대출을 받아 투자자금을 조달한 기업은 어려움에 부닥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