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동 사태 이후 코스피가 연일 급격한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면서 지수 상승이나 하락 등 한 방향에 베팅하는 상품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1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35%(280.72포인트) 오른 5532.59에 장을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전쟁 조기 종결’ 시사 발언에 전날 낙폭(-5.96%)을 거의 만회했다. 이처럼 코스피가 냉온탕을 반복하자 지수에 베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거래가 급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3일부터 10일까지 코스피·코스닥의 상승 또는 하락에 투자하는 ETF 거래대금은 96조2001억원에 달했다. 하루 평균 16조원꼴이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과열 양상은 두드러진다. 대표적인 코스피 추종 상품인 코덱스(KODEX) 200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3조1990억원으로, 지난해 일평균(4627억원)의 약 7배 늘었다.
증권가에선 투자자들이 지수를 대상으로 단기 차익을 노린 매매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달 들어 ETF 거래대금 상위 1~5위는 지수 방향성에 투자하는 상품이 휩쓸었다. KODEX 200이 19조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KODEX 레버리지(16조원),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14조원) 등 지수 상승에 두 배로 베팅하는 레버리지 상품에도 자금이 몰렸다. 반대로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에도 13조원이 쏠렸다.
지수의 장기 방향성에 투자하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다만 현재의 거래 흐름은 장기 투자보다 ‘단타’(단기 매매) 위주로 이뤄지면서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KODEX 200의 이달 평균 회전율은 20.18%로, 최근 1년 평균(7.02%)의 3배에 달했다. 회전율은 거래량을 상장 좌수로 나눈 값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손바뀜이 많았다는 뜻이다. 하락 베팅은 더 심했다. KODEX 인버스의 이달 평균 회전율은 98.63%로 100%에 육박했다. 최근 1년 평균(22.13%)의 5배 수준이다.
가격 왜곡도 커지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0일까지 ETF 괴리율 초과 공시(시장 가격이 실제 가치를 크게 웃돌 때 하는 공시)는 총 421건으로 집계됐다. 불과 6거래일 만에 지난 2월 한 달간 공시 (372건)의 113% 수준까지 늘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변동성 확대에 따른 대규모 손실을 예방하기 위해 투자자 유의사항을 안내하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