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오차(tracking error)는 펀드 수익률이 벤치마크(비교지수)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수치가 높을수록 펀드 성과가 벤치마크에서 크게 벗어났다는 의미다. 자산운용 업계에서는 “추적오차가 높아야 진정한 액티브 운용”이라는 통념이 널리 퍼져 있다. 벤치마크와 다른 포지션이 초과성과를 낸다는 논리다.
그러나 낮은 추적오차 안에서도 충분한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추적오차는 목표로 설정하는 수치라기보다 운용 철학과 리서치에 기반을 둔 투자 프로세스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결국 성과를 가르는 것은 추적오차의 크기가 아니라 리스크를 어떻게 배분하고 활용했느냐다.
벤치마크와 크게 다른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높은 추적오차 전략’은 특정 투자 스타일이나 거시적 포지션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이 방식에는 두 가지 구조적 한계가 따른다. 첫째, 특정 섹터나 스타일에 집중할수록 투자 가능한 종목의 범위, 즉 기회 집합이 좁아지고 평균적인 성공 확률도 낮아진다. 둘째, 금리·경기·지정학 등 거시 변수에 대한 판단이 성과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다.
이 때문에 높은 추적오차 전략에서는 포트폴리오 조정의 타이밍이 중요하다. 그러나 최근 시장에서는 타이밍 포착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섹터와 국가 간 상승 순환이 빨라지고 성과 격차도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기술주와 방어주 사이의 수익률 차이가 크게 벌어졌고, 신흥국 시장에서는 중국과 인도 간 성과 격차가 두드러졌다.
반면 벤치마크와 유사한 구조를 유지하면서 종목 선택으로 초과성과를 추구하는 ‘낮은 추적오차 전략’은 타이밍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국가·섹터·시가총액 노출을 벤치마크와 크게 다르지 않게 유지하면서, 여러 종목에서의 작은 비중 차이를 통해 초과성과를 축적하기 때문이다.
이 전략은 현금흐름 안정성이나 장기 성장 잠재력 같은 기업 고유의 펀더멘털 분석에 집중한다. 특정 방향성에 대한 단일한 판단에 베팅하기보다 다수의 독립적인 투자 판단에 리스크를 분산함으로써 리스크 대비 수익률을 높인다.
낮은 추적오차는 거시 리스크를 통제하고 지속 가능한 수익 원천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적 선택이다. 단기간의 극적인 성과보다는 다양한 시장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초과성과를 꾸준히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변동성이 큰 요즘 같은 시장 환경에서는 트렌드 추종형 집중 베팅보다 장기적으로 효율적인 리스크 배분 전략이 더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낮은 추적오차 안에서도 투자 기회는 충분히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