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어제(10일) “주한미군이 군사적 필요에 따라 일부 방공 무기를 반출하는 것에 반대 의견을 내고 있지만, 전적으로 관철할 수 없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한·미 군 당국은 주한미군 전력 반출 여부에 모호한 입장을 취해 왔는데, 이 대통령이 사실상 이를 인정했다. 미국 언론에는 경북 성주에 배치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THAAD) 포대의 일부가 중동으로 이동 중이라는 보도까지 나왔다.
이 대통령은 이어 한국의 군사력 수준이 세계 5위, 연간 국방비 지출이 북한 국내총생산(GDP)의 1.4배라는 구체적인 수치는 물론 국군 장병의 높은 사기와 책임감까지 언급하면서 “전혀 우려할 상황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국민을 안심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그러나 국민의 안보 불안은 북한의 재래식 무력보다는 핵무력 때문이다. 김여정 노동당 부장은 이날 한·미 연합연습 시작에 맞춰 위협적 발언을 하며 “압도적인 특수 수단”을 거론했는데 이는 곧 핵무기를 말한다. 현재 주한미군의 반출 1순위는 패트리엇이나 사드 같은 방공 무기들이다. 사드는 현재 국내에 대체 무기가 없다. 안 그래도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에 대응 수단이 부족한데 그마저도 줄어든다니, 실상은 우려스러운 상황임에 틀림이 없다.
주한미군의 무기 반출은 ‘한국은 미국의 세계 군사전략 변화 논리를 충분히 이해하고 전략적 유연성의 필요성을 존중한다’는 2006년 합의에 따른 것이다. 당시 우리 의지와 관계없이 대만 사태 등 동북아 지역 분쟁에 개입될 가능성을 막기 위해 이런 타협을 했는데, 이로 인해 우리의 반대 의견을 관철할 수 없게 됐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동맹 현대화’와 맞물려 주한미군 전력 반출은 앞으로 더욱 빈번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반출된 전력의 임무 종료 후 즉각 복귀에 힘을 쏟아 대북 전력 누수를 최소화해야 한다. 한·미 연합훈련 축소는 당장의 주한미군 전력 반출 반대 입장과도 앞뒤가 맞지 않는 조치다. 이와 함께 지난해 한·미가 합의한 원자력잠수함 건조, 핵 재처리 및 우라늄 농축 허용 등 우리 군의 안보 역량을 강화할 조치도 이행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이것이 현시점에서 이 대통령이 말한 자주국방의 핵심 실천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