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서 열린 민간원자력 정상회의서 원전 활성화 촉구
EU 수장 "원자력 외면은 실수"…3천억대 투자 발표
마크롱 "원자력은 에너지 주권, 탈탄소화 핵심"(종합)
파리서 열린 민간원자력 정상회의서 원전 활성화 촉구
EU 수장 "원자력 외면은 실수"…3천억대 투자 발표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원자력 강국인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에너지 주권과 탈탄소화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원자력 발전을 더 활성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파리에서 열린 제2회 민간원자력 정상회의 개막 연설에서 "원자력은 진보와 번영의 원천"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선 "우리가 처한 지정학적 맥락에서 볼 때 탄화수소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그것이 압박 수단, 심지어 불안정화의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우리는 목격하고 있다"며 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국제 유가 급등에 세계 경제가 불안정해진 현실을 지적했다.
이어 "원자력은 에너지 독립, 즉 에너지 주권과 탈탄소화, 그리고 우리 경제의 일자리 창출을 동시에 조화시키는 핵심"이라며 "명확한 현실을 바탕으로 우리가 모두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원자력 발전의 활성화를 위해 "전 세계에 가동 중인 원전을 계속 운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국가 간 표준화를 추진해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 같은 "공동 원자로 개발을 용이하게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소형 모듈형 원자로는 전기 출력이 최대 300㎿(메가와트)인 원자로로, 대부분의 원자력 발전소 출력이 약 1천㎿인 것에 비해 낮다. 모듈 형태로 제작돼 유연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각국의 원자력 발전 투자와 유럽 차원의 대규모 프로젝트 구축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캐나다, 중국은 혁신의 최전선에 서서 속도를 내고 있다"며 "유럽이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또 우라늄 공급망 다각화, 한국·일본 등 방사성 폐기물 처분 기술이 뛰어난 국가와 협력도 필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프랑스는 에너지 안보를 기반으로 한 정책에 따라 전력의 약 70%를 원자력에서 얻고 있다. 올해 기준 총 57기의 원자로가 가동 중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원자력 발전 활성화에 동의했다.
그는 "현재 중동 위기는 화석 연료 수입국으로서 유럽의 취약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며 "유럽이 신뢰할 수 있고 저렴한 저탄소 배출 전력원을 외면한 건 전략적 실수"라고 인정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최근 몇 년간 전 세계적으로 원자력 부흥이 일어나고 있고 유럽도 이에 동참하고자 한다"며 "이에 따라 오늘 소형 모듈형 원자로를 위한 새로운 유럽 전략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이 전략은 2030년대 초까지 EU 내에서 소형 모듈형 원자로를 가동하는 것으로,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 소형 원자로가 "유연하고 안전하며 효율적인 에너지 시스템 안에서 기존 원자로와 함께 핵심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소형 원전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EU 전체에 걸쳐 규제를 조화시키고 약 2억 유로(3천400억원) 규모의 보증 프로그램으로 해당 기술에 대한 투자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금은 배출권 거래 제도에서 조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정상회의에는 한국, 미국, 중국, 우크라이나 등 38개국 대표단과 EU, 국제원자력기구(IAEA),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이 참석했다.
원자력 발전 부활을 위한 이 회의는 2024년 벨기에 브뤼셀에서 처음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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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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