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마무리 수순"…러 푸틴과 이란 종전 방안 논의
주요국, 비축유 방출 검토…석유 공급충격 한동안 지속 남아
국제유가, 전쟁 조기종식 기대에 급락세 지속…80달러대로
트럼프 "마무리 수순"…러 푸틴과 이란 종전 방안 논의
주요국, 비축유 방출 검토…석유 공급충격 한동안 지속 남아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이란 전쟁이 곧 끝날 것이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발언 여파로 10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급락세를 이어갔다.
전날 장중 배럴당 100달러선을 돌파했던 국제유가는 불과 하루 새 배럴당 80달러대 초중반으로 떨어졌다.
이날 ICE선물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미 동부시간으로 오후 2시 13분 전장 대비 13% 급락한 배럴당 85.67달러에 거래됐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WTI 선물은 전장보다 14% 급락한 81.16달러에 거래됐다.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은 전날 아시아 시장에서 배럴당 119달러까지 올랐다가 같은 날 장중 배럴당 84달러까지 급락하며, 일간 기준 사상 최대 변동폭을 기록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전쟁이 마무리 수순"이라고 선언한 데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쟁의 조속한 해결을 위한 방안을 공유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게 전쟁 조기 종식에 대한 낙관론을 키웠다.
주요 7개국(G7)이 전략 비축유를 방출할 것이란 기대도 유가 하락세 지속에 힘을 보탰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CBS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전쟁이 "마무리 수순(very complete)"이라고 말했다.
이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도 전쟁 종료 시점에 대해 "아주 곧"(very soon)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한 사실을 공개하며 "우리는 당연히 중동 문제를 이야기했고 그는 도움이 되고 싶어 했다"라고 말했다.
양국 정상의 통화 소식에 월가에선 미국이 러시아산 제재 완화를 확대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를 높였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두 정상이 석유 제재 완화를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았다면서도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 사태 해결을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중동 전쟁으로 인한 국제 석유 시장 상황을 평가하고자 이날 오후 늦게 회원국 정부 간 긴급 회의를 소집했다. 국제 유가 급등 상황과 관련해 전날 G7 재무장관들이 머리를 맞댄데 이은 후속 회의다.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IEA 회원국의 전략 비축유 방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성명에서 밝혔다.
선물거래사 필립 노바의 프리얀카 사크데바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러시아산 원유 제재 완화 논의, 트럼프 대통령의 분쟁 완화 가능성 시사, G7의 전략 비축유 활용 가능성 등이 모두 원유가 어떤 방식으로든 시장에 계속 공급될 것이란 동일한 메시지를 주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유가가 단시간 지나치게 가파르게 올랐다는 인식에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것도 유가 하락 요인이 됐다.
DBS은행의 수브로 사르카르 에너지 부문 책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종전 발언이 확실히 시장을 진정시켰다"면서도 "전날은 유가가 상방으로 과잉 반응했자면, 오늘은 하방으로 과잉 반응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란 전쟁으로 인한 석유시장 공급 충격은 한동안 지속될 것이란 우려도 지속되고 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이날 엑스에 "우리는 절대 휴전을 원치 않는다. 다시는 우리의 사랑스러운 이란을 공격할 엄두조차 내지 못할 만큼 침략자들이 교훈을 얻도록 그들의 입을 틀어막아야 한다"고 적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도 이날 성명을 통해 "전쟁의 끝을 결정하는 건 (미국이 아닌) 우리"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했다. 혁명수비대는 이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이 계속된다면 이 지역에서 단 1L의 석유 수출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아민 나세르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석유 운송 재개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해상 운송 차질이 장기화할수록 세계 석유 시장에 재앙적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 은행 골드만삭스는 이란 전쟁 상황이 여전히 유동적이라는 이유로 올해 4분기 유가 전망을 브렌트유 배럴당 66달러, WTI 62달러로 종전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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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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