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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5잔' 커피매니어도 변했다…요즘 젊은층 빠진 이 음료

중앙일보

2026.03.10 13:00 2026.03.10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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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황모(34)씨는 요즘 차 마시는 재미에 빠졌다. 하루에 커피 5~6잔을 마셨던 커피매니어였지만, 이렇게 카페인을 많이 섭취해도 되는 건지 걱정되기 시작했다. 황씨는 “예전엔 카페에 가도 커피류가 아닌 메뉴가 녹차, 과일주스 정도였는데 지금은 차 종류도 많고 블렌딩 차도 많아져 고르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회식 때 술 대신 곧잘 마시던 탄산음료도 제로탄산으로 바꿨다. 황씨는 “알코올도 싫지만, 당도 신경이 쓰여서 건강도 챙길 겸 음료는 모두 제로나 저당으로 마신다”고 했다.

지난해 매일유업의 단백질 음료인 '셀렉스 프로핏'를 체험할 수 있는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뉴스1
젊은 층을 중심으로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가 주된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식음 시장 판도가 바뀌고 있다. 말 그대로 ‘즐겁게 건강관리’하려는 소비자들이 차나 저당 음료, 단백질 음료에도 관심을 가지면서 ‘커피 공화국’이라 불리는 국내 음료 시장 속에 존재감을 키우는 모습이다.

10일 GS리테일에 따르면 편의점인 GS25 전체 식음 매출에서 커피(캔) 비중은 2023년 23.6%에서 지난해 20.6%로 줄었다. 반면 차 비중은 11.9%에서 12.3%로 늘었고 이온음료(34.5→38.8%) 비중도 확대됐다. 탄산음료는 설탕이 없는 제로탄산이 인기다. 일반 탄산 비중은 2023년 16.3%에서 14%로 줄어든 반면 제로 탄산 비중은 13.7에서 14.3%로 늘었다.

대형마트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 2월 차 매출은 전달 대비 11%, 건강보조 음료는 4% 늘어난 반면, 커피(인스턴트)는 1% 감소했다. 커피도 디카페인을 찾는다. 관세청에 따르면 디카페인 생두(원두) 수입은 2018년 1724t(톤)에서 지난해 1만40t으로 급증했다.

정근영 디자이너
건강 기능성 음료 수요가 늘어나는 이유는 카페인이나 당에 대한 소비자 민감도가 부쩍 높아졌기 때문이다. 여기엔 언론과 소셜미디어(SNS)가 전달하는 각종 건강 관련 콘텐트가 인기를 얻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서울 강서구에 사는 박진우(40)씨는 “유튜브를 보니 음료는 하루에도 몇 잔씩 매일 마시기 때문에 설탕이나 카페인을 조금씩만 줄여도 큰 효과가 있다고 하더라”며 “시중에 맛도 좋으면서 건강도 챙길 수 있는 음료가 많아 웬만하면 디카페인 커피나 제로음료를 마신다”고 말했다.

식음 업체들도 수요 잡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례로 스타벅스가 지난 1월 선보인 신제품의 절반은 여러 찻잎을 블렌딩한 차 음료다. ‘유자 배 캐모마일 티’의 경우 카모마일에 햇유자, 서양배를 더했다. 최현정 스타벅스 식음개발담당은 “향과 색, 온도까지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차 음료는 자신만의 취향을 중시하는 20대 고객층의 특성과 잘 맞는다”며 “다채로운 차 경험을 제공하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스타벅스 티 음료. 사진 스타벅스코리아
매일유업은 식물성·단백질 음료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아몬드 브리즈’ ‘어메이징 오트’ 같은 식물성 음료 매출이 전년대비 7.7% 늘었다. 근육 형성·유지에 도움을 주는 단백질 음료인 ‘셀렉스’ 프로틴 음료는 하루 평균 12만5000개가 팔린다.

‘봉다리 커피’의 상징과 같은 맥심커피로 유명한 동서식품도 건강 기능성 티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만 ‘애사비 콤부차’ ‘마음우린 호지차’ 등을 내놨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일반 녹차 매출은 정체지만 녹차를 다시 볶아 카페인을 낮춘 호지차는 인기라 색다른 차 개발에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현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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