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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기사 출신 '체코 유희관', 기립박수 속 대표팀 고별전 치러

중앙일보

2026.03.10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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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열린 2026 WBC 1라운드 일본전에서 호투를 펼친 체코의 온드레이 사토리아. AP=연합뉴스
세계 최강팀을 상대로 호루를 펼치며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감독은 그에게 머리를 숙여 절했다. 체코 국가대표 투수 온드레이 사토리아(29)가 일본을 상대로 치른 은퇴 경기서 무실점으로 호투해 눈길을 끌었다.

사토리아는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C조 조별리그 최종전 일본과의 경기에 선발등판, 4와 3분의 2이닝 6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했다.

오른손 투수 사토리아는 지난 3경기에서 경기당 8.3점을 뽑아낸 일본 타선을 상대로 선전했다.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 스즈키 세이야(시카고 컵스), 마키 슈고(요코하마) 등을 뺐지만 기대 이상이었다. 빠른 공 속도는 최고 시속 130㎞도 안 됐지만 코스를 찌르는 제구와 시속 110㎞대의 느릿한 체인지업을 활용해 일본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10일 경기 뒤 사토리아에게 박수를 보내는 미야기 히로야(오른쪽)와 다카하시 히로토. 이널 경기 일본 선발 다카하시보다 30km 느린 공으로도 일본 타선을 막아냈다. AP=연합뉴스
1회 말 1사 후 사토 데루아키(한신)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후속타자를 돌려세워 위기를 넘겼고, 2회는 삼자범퇴로 막았다. 3회에도 모리시타 쇼타(한신)에게 단타 하나만 내줬다. 4회엔 오카모토 가즈마(토론토)에게 2루타를 맞고 2사 2, 3루에 몰렸으나 슈토 우쿄(소프트뱅크)를 2루수 땅볼로 처리하고 포효했다.

사토리아는 5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나카무라 유헤이에게 안타를 내줬으나 두 타자를 잘 처리했다. 투구수 68개가 되면서 1라운드 한계투구(65개)를 넘긴 그는 울먹이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하벨 파딤 체코 감독은 마운드로 직접 올라가며 90도로 고개를 숙였다. 그의 마지막 대표팀 투구에 경의를 보냈다.

대표팀 경기를 마친 그를 향해, 체코는 물론 일본의 팬들도 일어나 기립 박수로 존중을 표했다. 사토리아는 마운드를 내려오며 모자를 벗어들어 화답했다. 더그아웃의 동료들은 그를 끌어안았다. 2사 1루에서 등판한 후속 투수 미할 코발라가 사토를 땅볼로 잡아내 사토리아는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전기기사 출신이지만 대표팀에서 활약을 펼친 사토리아. 마운드를 내려오며 박수치는 관중에게 모자를 벗어 인사했다. AP=연합뉴스
당초 일본은 3승으로 2라운드(8강) 진출이 확정된 반면 체코는 3패로 조 최하위가 결정돼 김빠진 경기가 예상됐다. 하지만 사토리아가 호투를 펼친 덕분에 두 팀의 경기는 7회까지 0-0으로 팽팽하게 진행됐다. 8회 일본이 대거 9점을 뽑아 9-0으로 끝났지만, 훌륭한 경기였다.

체코는 세미 프로리그 밖에 없다. 그러나 2023 WBC에서 선전을 펼쳐 주목받았다. 사토리아도 오타니를 삼진으로 돌려세워 눈길을 끌었다. 최근엔 해외 리그에서 뛰는 선수가 늘었지만, 상당수 선수들은 야구 외의 직업을 갖고 있다. 사토리아 역시 평소엔 전기 기사로 일한다. 그는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하기로 했다. 그런 그에게 일본전은 더할 나위 없이 멋진 피날레였다.



김효경([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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