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일 5000t급 신형 구축함인 ‘최현호’에서 진행한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참관하면서 “국가 핵무력이 다각적인 운용단계로 이행했다”고 평가했다. 한 주 사이 두번째 발사로, 지상뿐 아니라 해상에서도 핵공격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과시한 것이다. 미국의 참수작전에 최고지도자가 단번에 제거된 이란과는 다르다는 점을 부각하는 한편 한·미 군사훈련 ‘자유의 방패(Freedom Shield·FS)’를 견제하려는 다목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노동신문은 11일 해군의 신형 구축함인 최현호에 대한 작전운용평가 시험들이 계속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김정은이 전날 딸 주애와 함께 화상으로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참관했다고 전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4일에도 최현호에서 함대지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
신문에 따르면 발사된 미사일은 서해상 비행 궤도에 따라 1만 116초(168분 36초)에서 1만 138초(168분 58초)를 비행해 개별 섬 목표들을 타격했다. 북한이 함께 공개한 사진에는 최현호에서 미사일 여러 발이 동시에 발사되는 듯한 모습이 담겼다.
김정은이 화상으로 시험발사를 참관하면서 핵무력을 재차 강조한 점과 최현호가 전투태세를 갖추고 실제 활동에 나서는 취역을 앞두고 있다는 점을 미뤄 볼 때 해상에서 핵으로 ‘반격(2격·Second Strike)’할 수 있는 능력이 완성 단계에 이르렀음을 강조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개발한 화살 계열 순항미사일의 경우 전술 핵탄두라고 주장하는 ‘화산-31’을 탑재할 수 있다는 점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단순한 ‘무기 시험’을 넘어 ‘해군력의 구조적 대전환’을 시도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며 “과거 연안 방어에 치중했던 해군이 독자적인 핵 타격 능력을 갖춘 군종으로 격상했다는 점을 과시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짚었다.
김정은은 이 자리에서 “강력하고 신뢰할 수 있는 핵전쟁 억제력을 유지 및 확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전략적 과제”라면서 “우리의 전쟁 억제력의 구성 요소들은 지금 계속 효과적으로, 가속적으로 매우 정교한 작전운용 체계에 망라되고 있으며 국가 핵무력은 다각적인 운용단계로 이행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전략전술적 타격수단들을 실용화·실전화하는데서 중요한 성과들이 이룩됐다”며 “검증된 능력에 기초한 확신과 자신심은 국가방위를 위한 군사활동에 주도권을 틀어쥘 수 있게 한다”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핵보유국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우리는 이란과 다르다’라는 점을 재차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김정은은 향후 건조하게 될 구축함의 무장 체계와 해군 전력을 강화하기 위한 과업을 제시했다. 함선의 무기 배치에 대해서는 “함상 자동포는 3000t급 이하의 고속기동형 함선들에 장비하고, 5000t급과 8000t급 구축함에는 함상 자동포대신 그 공간에 초음속 무기체계들을 추가로 배치”하라고 지시하면서 “3호함에서부터 구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군 전력 강화를 위해서는 ▶함의 기동 요소들과 반항공, 반잠, 수뢰 무기 체계들의 운용 능력평가를 완료하고 기한 내 함을 해군에 인도 ▶올해 당창건기념일(10월10일)을 목표로 한 또 다른 구축함 건조사업 ▶해군기지 하부구조 보강 신설 등의 과업을 제시했다.
한편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10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문답을 진행하는 형식으로 이란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후계자로 그의 차남인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선출한 것에 대해 “우리는 자기의 최고지도자를 선출할 이란 인민의 권리와 선택을 존중한다”라고 밝혔다.
또 대변인은 “우리는 이란에 대한 불법적인 군사적 공격을 감행함으로써 지역의 평화와 안전 근간을 허물고 국제적 판도에서의 불안정을 증대시키고 있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침략 행위에 엄중한 우려를 표시하며 강력히 규탄한다”며 “해당 나라의 정치제도와 영토완정을 침해하고 내정에 간섭하며 체제 전복기도를 공공연히 제창하고 있는 모든 형태의 수사적 위협과 군사적 행동은 그 어떤 경우에도 용납될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전통적인 우방국인 이란을 두둔하며 미국을 비난하고 나선 건 미국의 공습 이후 두 번째다. 다만 북한은 이번에도 대외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서만 이란 사태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침공에 대해 “불법무도한 침략행위이며 가장 추악한 형태의 주권침해”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