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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쟁 곧 끝날 것” 이스라엘 “정권 붕괴까지 계속”…종전 시점 놓고 미묘한 균열

중앙일보

2026.03.10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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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EPA=연합뉴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공동 군사작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전쟁의 종착점과 목표를 두고 양국 간 미묘한 온도 차가 드러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스라엘은 이란 정권 붕괴까지 공격을 지속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기자회견과 방송 인터뷰에서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며 조기 종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CBS 방송 인터뷰에서 “전쟁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고 생각한다”며 예상보다 4~5주 빠르게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장기전을 시사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성명에서 “이란 정권의 뼈를 부러뜨렸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이란 국민이 폭정의 멍에를 벗어던질 수 있도록 계속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공동 행동은 용감한 이란 국민이 스스로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정부 내부에서도 정권 붕괴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Kan)에 따르면 정부 고위 관료들과 보안 당국자들은 최근 안보 브리핑에서 이란 정권의 최종 붕괴까지 최대 1년이 걸릴 수 있다는 평가를 공유했다. 군사 작전 자체는 비교적 일찍 끝날 수 있지만, 정권 교체는 이란 내부의 정치적 변화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실제로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10일에도 테헤란 등 이란 주요 지역을 상대로 공습을 이어갔다.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이란 대중이 거리로 나와 봉기를 일으킬 만큼 상황이 아직 무르익지 않았다”며 지속적인 군사 압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양국의 입장차는 공격 대상에서도 드러났다. 이스라엘이 최근 테헤란 석유 저장시설 약 30곳을 동시 타격하자 미국은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국제유가 급등 가능성과 민간 기반시설 피해가 이란 내부 여론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공화당 내 대표적 대외 강경파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조차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격 목표 선정에 신중해야 한다”고 이스라엘에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양국의 전략적 목표가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싱크탱크 근동정책연구소의 마이클 싱 소장은 AFP통신에 “이스라엘은 이란 성직자 정권을 영구적으로 약화시키길 원한다”며 “반면 미국은 장기 분쟁을 원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언제든 철수할 수 있지만 이스라엘은 지정학적으로 그럴 수 없다”고 덧붙였다.

양국 내 여론 역시 큰 차이를 보인다. 미국 퀴니피액대학교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53%가 이란에 대한 군사 행동에 반대한다고 답했고, 44%는 미국이 이스라엘을 지나치게 지지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반면 이스라엘 민주주의연구소 조사에서는 이스라엘 유대인의 93%가 이번 공격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재성([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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