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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 대통령’ 농협 회장, 금품선거 논란에…204만 농민 직선제 검토

중앙일보

2026.03.10 19:28 2026.03.10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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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이 13일 오전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기 전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강정현 기자

간부의 횡령 등 각종 비리가 이어지고 있는 농협의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와 국회가 중앙회장 선거제도 개편을 추진한다. 1000명 남짓의 조합장이 대표로 투표하는 현행 방식 대신 200만 명 넘는 농민(조합원)이 직접 뽑는 방식 등을 검토한다. 독립 감사를 실시하는 위원회를 신설하고, 금품선거에 대한 처벌도 강화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1일 국회에서 열린 당정협의회에서 이런 내용의 ‘농협개혁 추진방안’을 논의하고, 관련 입법 조치를 신속히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부터 실시된 정부 합동 특별감사 결과, 농협의 취약한 내부통제 장치 등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 데 따른 조치다.

가장 큰 변화는 ‘농민 대통령’이라고도 불리는 농협중앙회장에 대한 선출 방식 개편이다. 농협중앙회장은 204만 명에 이르는 전국 농민 조합원을 대표하는 자리이지만, 현재는 투표권이 소수의 조합장(1110명)에게 집중된 탓에 금품선거 문제가 끊이지 않았다.

이에 당정은 농협회장 선거를 200만 명 넘는 조합원이 직접 투표하는 직선제나 조합장·대의원·조합원 중 일부를 포함한 선거인단에 투표권을 부여하는 방식 중 하나로 바꾸기로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협개혁 추진단에서 두 방안을 두고 좀 더 면밀한 검토를 거쳐, 오는 6월 지방선거 전 결론을 내고 입법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농업협동조합 개혁안 당정 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품선거를 막기 위해 처벌도 강화된다. 금품 제공자와 수수자에 대한 형사처벌 수준을 현재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서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상향한다. 과태료도 제공가액의 10~50배에서 30~80배로 높인다. 선거운동 방식도 TV 토론회 등으로 확대해 정책경쟁 중심의 선거로 전환을 유도한다.

농협 전반에 대한 통제와 운영 감사 기능도 강화한다. 별도 특수법인 형태의 통합 감사기구인 ‘농협감사위원회’(가칭)를 새로 만들어, 중앙회·조합·지주회사 등에 대한 감사 기능을 수행하도록 할 계획이다. 현재 중앙회 내부에 감사위가 있지만, 내부 임직원 출신으로 구성돼 ‘셀프 감사’에 그쳐왔다. 또 중앙회 임직원이 횡령·금품수수 등 혐의로 유죄 선고를 받으면 직무를 정지할 수 있는 근거도 법에 마련하기로 했다.

중앙회장의 권한도 축소한다. 지주·자회사에 대한 경영개입 금지 원칙을 법에 명시하고, 타 업무·직위에 대한 겸직도 금지한다. 중앙회장이 재량권을 쥐고 ‘통치자금’으로 활용한다는 비판이 많았던 회원조합지원자금(무이자자금)은 자금계획을 수립할 때 재무 건전성을 고려해 편성토록 의무화하고, 농식품부에도 사전 보고하도록 한다.

이번 개혁 방안은 1단계로, 전문가·농업계 등이 참여 중인 농협개혁 추진단은 오는 9월까지 2단계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후속 개혁안에는 농협의 경제사업 활성화 등 생산자협동조합으로서 본연의 역할 강화와 관련된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남수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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