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반값 거래 오류’가 발생한 토스뱅크가 11일 관련 거래를 취소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현장점검에 나서, 사고 발생 과정에서 내부 통제 절차가 잘 작동했는지 들여다 보기로 했다.
전날 토스뱅크 애플리케이션(앱)에서는 저녁 7시 29분부터 약 7분간 원‧엔 환율이 472원대로 표기되는 오류가 발생했다. 기존 환율이 932원대였던 점을 고려하면 반값에 거래가 된 셈이다. 토스뱅크는 “외환 시스템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점검 및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으나, 이 과정에서 발생한 의도치 않은 영향으로 환율이 다르게 고시되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오류가 발생한 시간 동안 약 280억원 어치의 환전 거래가 발생했고, 토스뱅크에는 약 100억원대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자가 설정한 환율에 맞춰 자동으로 환전하는 ‘자동환전’ 서비스를 신청한 경우가 많아 거래 금액이 불어났다. ‘환율 알림’ 서비스를 신청한 이용자들에겐 ‘엔화 환율이 최근 3개월 중 가장 낮으니 확인해보라’는 알림도 전송됐다.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실제 1000만원가량의 환전 거래를 했다는 사례도 등장했다. 토스뱅크는 오류를 인지한 뒤 엔화 환전 거래를 일시 정지했고, 환전 거래는 저녁 9시쯤부터 정상화했다.
토스뱅크는 전자금융거래법과 관련 약관 등에 따라 거래를 정정‧취소하겠다고 밝혔다. 전자금융거래법 제8조는 금융사가 오류를 정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민법상 착오에 의한 의사표시는 취소가 가능하다. 실제 지난해 하나은행에서 베트남동 환율이 시세의 10분의 1로 표기됐을 당시 관련 거래는 모두 취소됐다. 토스뱅크는 “오류 발생 시간 동안 고객이 매수한 엔화는 회수하고 매수에 사용된 원화는 환불 처리될 것”이라며 “만일 엔화가 카드결제·송금·출금 등으로 사용된 경우 해당 고객의 외화통장과 토스뱅크 통장 보유 잔액에서 출금해 충당할 것”이라고 안내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미 차익을 본 이용자가 환수 조치를 거부할 경우 소송전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토스증권에서는 2022년 9월에도 원‧달러 환율이 시세(1440원대)보다 낮은 1290원대로 표기된 바 있다. 당시에는 제휴 은행이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라, 토스증권이 이용자들로부터 차익을 회수하지는 않았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이번 사고는 2022년과는 사고 원인이 달라 거래 취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본다”며 “향후 시스템 점검 절차를 강화하고 환율 고시 프로세스 전반에 대한 체계를 철저히 개선하여 재발 방지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사의 디지털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자동 환전’ 등 서비스 다양화가 이용자 편의성을 제고하고 있지만, 시스템 오류 발생 시 혼란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디지털 서비스 확대로 시스템 오류에 노출되는 빈도가 커질 수 있는 만큼 내부 통제 지침 준수가 더욱 중요해졌다”며 “이번 사태에서도 사고 원인을 면밀히 살펴 관련 절차가 지켜졌는지 들여다볼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