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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측 “내란 인식하고 가담 아냐”…尹 판결문 언급하며 항소심서 무죄 주장

중앙일보

2026.03.10 21:39 2026.03.10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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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방조,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사건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날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기소된 한 전 총리는 1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뉴스1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기소된 한덕수 전 국무총리 측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주장했다.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판결 내용을 언급하며 원심 판단의 법리 오류를 지적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2-1부(부장판사 이승철·조진구·김민아)는 11일 오전 한 전 총리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사건 항소심 첫 공판을 열었다.

내란 사건을 수사한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1심에서 무죄로 판단된 일부 공소사실에 대해 모두 유죄 판단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특검은 사후 비상계엄 선포문 작성·폐기와 관련한 허위공문서 행사 혐의에 대해 “허위공문서 작성·행사는 실제 신용 훼손 결과가 발생하지 않아도 위험성만으로 성립한다”며 “문서를 대통령실에 비치한 것은 언제든지 사용될 수 있는 상태에 놓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비상계엄 선포 직후 당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에게 전화해 “걱정하지 말라”고 말한 부분에 대해서도 “비상계엄이 지속될 것이라는 신뢰를 부여한 행위”라며 국회 상황을 살피며 계엄 해제 결의를 저지하려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특검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대통령 일정을 대신해달라는 지시를 수용한 점,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의결 이후 국무회의 개최 건의를 묵살한 점 등도 유죄로 인정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한 전 총리 측은 “국무총리로서 윤 전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설득하고 만류했지만 결과적으로 독단적인 비상계엄 선포를 막지 못했다”며 “헌정질서에 심각한 혼란이 발생한 데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깊은 자괴감과 자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1심에서와 마찬가지로 일부 위증 혐의를 제외한 나머지 공소사실은 모두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했다.

특히 윤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사건 1심 판결문을 근거로 법리 해석을 문제 삼았다. 한 전 총리 측은 “윤 전 대통령 1심 판결은 국헌문란 목적을 인식하거나 공유하지 않은 채 절차나 실력 행사에만 가담한 경우 집합범으로서의 내란죄 책임을 부여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심은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유가 실체적·절차적 요건을 충족하지 않으면 곧바로 내란이 성립한다는 전제 아래 한 전 총리가 가담했다고 판단했다”며 “이는 법리적으로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치적·역사적 책임과 별개로 당시 비상계엄이 국헌문란 목적의 내란이라는 점을 알면서 가담했다고 본 원심 판단에는 사실과 법리를 오인한 위법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재판부는 이날 특검팀의 재판 중계 신청을 받아들였다. 다만 “오후 2시 예정된 증인신문 절차에서 해당 증인들이 재판 중계 불허를 신청했다”며 특검과 피고인 측 의견을 들은 뒤 중계 허가 여부를 추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한 전 총리는 대통령의 자의적 권한 행사를 사전에 견제·통제해야 할 국무회의 부의장으로서 역할을 다하지 않고 불법 비상계엄 선포를 방조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와 함께 2024년 12월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이 비상계엄 이후 절차적 하자를 은폐하기 위해 허위로 작성한 계엄 선포 문건에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과 함께 서명하고 이를 폐기하도록 요청한 혐의도 받고 있다. 또 지난해 2월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에서 ‘계엄 선포문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증언해 위증한 혐의도 적용됐다.

앞서 1심 재판부는 12·3 비상계엄을 ‘위로부터의 내란’이자 ‘친위 쿠데타’로 규정하고 한 전 총리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해 법정 구속했다. 이는 특검 구형량(징역 15년)보다 8년 더 무거운 형량이다.



박종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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