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이 경북 성주군에 배치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 사드) 체계 일부를 경기 평택의 미군 오산 공군기지로 이동시킨 가운데 사드 기지 인근에서 사드 철회를 요구하는 단체들이 사드 발사대 재반입 반대와 레이더 철수를 주장하고 나섰다.
미 당국은 최근 주한미군의 패트리엇 발사대·요격 미사일과 기타 공격용 미사일에 대한 반출 절차를 시작했다. 워싱턴포스트도 지난 9일(현지 시간) 익명의 정부 관계자 2명을 인용해 “미 전쟁부(옛 국방부)가 한국에 배치된 사드 일부를 중동으로 옮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2017년 9월 경북 성주에 사드 1개 포대의 배치가 완료된 뒤 사드 체계 일부가 한반도 밖으로 이동하는 건 처음이다. 주한미군 역할을 대북 견제에 국한하지 않는다는 ‘전략적 유연성’이 가시화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6개 사드 반대 단체로 구성된 사드철회평화회의는 11일 성명을 내고 “경북 성주 사드 기지에서 반출된 사드 발사대 6기가 전쟁의 포화 속에 휩싸인 중동 지역으로 이동했다는 사실이 미국 당국자에 의해 공식 확인됐다”며 “한반도 방어에 반드시 있어야한다며, 국민을 속이면서까지 불법 배치한 사드 무기체계가 반출된 상황은 명백한 주권 침해이자 국민을 기만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사드철회평화회의는 “사드 배치의 본질은 ‘대북 방어’가 아니라 ‘미국의 대중국 감시용’이었음이 명명백백히 드러났다”며 “사드 1개 포대는 원래 6기의 발사대로 구성돼 있다. 발사대가 없어진 사드 운영체계는 결국 사드가 북핵과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남한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사드 레이더를 통해 북한과 중국의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미국의 본토와 태평양 미군의 방어를 위한 체계라는 것을 미국 스스로 자인한 꼴”이라고 지적했다.
사드철회평화화의는 이재명 대통령 발언에 대해 “헌법을 수호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군퉁수권을 가진 대통령이 군사와 안보 분야에서는 미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0일 국무회의에서 주한미군 무기체계 반출과 관련해 “우리는 반대 의견을 내고는 있지만, 우리 의견을 관철할 수 없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