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뿐만이 아니다…중동발 유황값 급등, 비료·반도체 위협
유황 최대소비국 중국내 가격 15% 올라 역대 최고가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중동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운송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석유·가스의 부산물인 유황도 가격이 급등했다.
유황 가격이 올라가면서 비료·화학물질부터 반도체, 금속 공정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산업 부문을 위협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장분석업체 아거스에 따르면 세계 최대 유황 소비국인 중국에서 중동 전쟁 발발 이후 유황 가격은 15% 올랐으며 이번 주에 사상 최고가인 t당 4천650위안(약 99만8천원)까지 올랐다.
유황 가격은 전쟁 전에도 역대 최고가에 가까웠는데 석유·가스 생산 차질로 유황 생산도 제한될 위기에 처했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운송 경로도 차단된 탓이다. 걸프지역 공급은 세계 유황 수출 45%를 차지한다.
클라이브 머리 런던상품중개사 최고경영자(CEO)는 중동 밖 다른 정유업체들도 판매할 유황을 보유하고는 있지만 문제는 이를 운송할 선박을 찾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상황이 암울하다"며 "해운사가 연료를 확보할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해 운송편을 예약하지 못하면서 거래를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분석가들은 중동 해운 차질의 충격이 이미 다양한 산업 부문에 미치고 있으며 세계 공급망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대 위협에 직면했다고 지적한다.
분석업체 던앤드브래드스트리트는 운송이 한 건이라도 중동 사태의 영향을 받은 기업은 4만4천여 개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의 아민 나세르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10일 콘퍼런스콜에서 호르무즈 해협 위기가 다양한 산업 부문에 급격한 도미노효과를 일으키는 심각한 연쇄반응을 촉발했다고 말했다.
유황이 원료인 황산은 구리, 니켈, 우라늄 등 금속 침출 공정에 사용된다.
광산업계 큰손 로버트 프리들런드는 유황 공급 차질은 유황 수입이 많은 아프리카의 구리 생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엑스(X·옛 트위터)에 "중앙 아프리카 구리벨트의 산화구리 광석 침출 비용이 훨씬 더 비싸질 것"이라고 썼다.
비료 산업은 유황 수요의 60%를 차지하므로 유황 공급 차질은 세계 식량 부족, 가격 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3대 유황 수입국인 모로코, 중국, 인도네시아는 유황 소비량의 최소 절반을 중동에서 수입한다.
북반구 농업지대에서 비료 수요가 급증하는 성수기가 다가오고 있다. 스코샤은행은 지난 9일 보고서에서 "단기적 식량 안보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정보업체 아거스에 따르면 비료에 쓰이는 요소 가격은 이번 주 t당 700달러로 전쟁 전보다 45% 급등했다.
반도체 부문도 중동발 각종 원료 공급 차질의 영향권에 있다.
FT는 "에너지 집약적인 반도체 산업은 이미 에너지 비용 급등으로 타격을 입고 있지만 대만 TSMC나 한국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같은 세계 최대 제조업체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운송되는 다양한 화학물질에 의존한다"고 짚었다.
황산은 웨이퍼 세정에 쓰인다. 웨이퍼 냉각에는 헬륨이 쓰이는데 헬륨 역시 걸프지역에서 대량 생산된다. 컨설팅사 테크인사이츠에 따르면 반도체 부문이 전 세계 헬륨 수요의 약 20%를 차지한다.
공급망 정보 플랫폼 Z2데이터의 무함마드 아흐마드 CEO는 세계 헬륨 공급의 약 3분의 1을 카타르가 차지한다"고 전했다. 한국무역협회 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반도체 식각에 활용되는 브롬 99%를 이스라엘에서 들여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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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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