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고향에서 죽겠다?" 총살 +공습 위협 뚫고 복귀 택한 이란 女 21세 선수... 호주 정부 '존중'

OSEN

2026.03.11 05:45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OSEN=이인환 기자] 호주 정부의 전격적인 망명 허가로 일단락되는 듯했던 이란 여자 축구 대표팀의 '집단 망명'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망명을 신청했던 선수 중 21세의 신예 모하데세 졸피가 돌연 신청을 철회하고 이란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 

이란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은 지난 10일 대회를 마치고 호주를 떠났지만, 7명의 선수와 스태프는 인도적 비자를 받아 호주에 남기로 했었다. 여기에는 선수 6명과 지원 스태프 1명이 포함되어 있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나서 이들의 안전을 보장하라고 호주 정부를 압박한 바 있다.

하지만 이란 관영 타스님 통신은 11일(한국시간) "망명 신청자 중 한 명인 모하데세 졸피가 마음을 바꿔 이란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고 긴급 보도했다.

올해 21세인 졸피는 이번 대표팀에서 가장 어린 축에 속하는 유망주다. 이번 2026 AFC 여자 아시안컵 조별리그 3경기에 모두 출전(선발 2회, 교체 1회)하며 오른쪽 윙어로 맹활약했던 그녀는 등번호 15번을 달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하지만 화려한 활약 뒤에 숨겨진 '망명객'의 삶은 21세 청년이 감당하기엔 너무나 무거웠던 것으로 보인다.

토니 버크 호주 내무부 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졸피가 자신의 결정을 재고했으며, 팀 동료들과 심도 있는 상의를 마친 뒤 이란 대사관에 직접 귀국 의사를 전달한 것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호주 당국은 졸피의 결정이 외부의 압박이나 강요가 아닌 자발적인 선택인지 확인하는 데 주력했다. 버크 장관은 "호주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바꿀 수 있는 나라다. 우리는 그녀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졸피가 이란으로 돌아갔을 때 겪게 될 잠재적 위험에 대해서도 충분히 인지시키고 면담을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결국 졸피의 의지가 확고함을 확인한 호주 정부는 현재 그녀의 안전한 귀국을 위한 행정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대사관 측 역시 졸피의 복귀를 환영하며 필요한 조치를 지원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졸피의 갑작스러운 심경 변화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했듯, 이란에 남겨진 가족들의 안전이 결정적인 이유였을 가능성이 크다. 이란 국영방송이 "최고 총살형"까지 언급하며 압박 수위를 높인 상황에서, 본인만 호주에 남는 것이 가족들에게 씻을 수 없는 고통을 줄 수 있다는 공포가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이란 내부에서는 졸피의 결정을 "진정한 애국자의 귀환"이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국제 사회와 인권 단체들은 졸피가 이란 땅을 밟는 순간 당국의 감시와 처벌을 받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졸피가 떠난 자리에 남은 5명의 선수와 1명의 스태프는 더욱 혼란에 빠졌다. 그래도 호주는  이번 망명 사태 처리 과정에서는 인도적 가치를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의지만은 확고해 보인다. 그녀의 선택이 용기 있는 복귀가 될지, 아니면 비극적인 결말의 시작이 될지 우려된다.

/[email protected]

[사진] SNS 및 타스님 통신 캡쳐.


이인환([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