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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수원 팬심…승격 청부사가 기름 붓는다

중앙일보

2026.03.11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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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수원 삼성은 2023년 강등당한 이래 K리그2(2부)에서 세 번째 시즌을 보낸다. 역설적으로 팬들의 응원 열기는 점점 더 뜨거워진다. 특히 이번 시즌 새롭게 팀 지휘봉을 잡은 이정효 감독이 수원 팬들 가슴에 불을 붙였다. 사진은 지난 7일 파주스타디움에서 열린 파주 프런티어전 킥오프 때 신생팀에 대한 집들이 선물로 휴지 폭탄을 던지는 수원 서포터즈 모습. [뉴스1]
수원 삼성(이하 수원)은 프로축구 K리그를 대표하는 명가다. K리그1(1부)에서 4차례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FA컵도 5차례 우승했다. 하지만 현재 모습은 초라하기 그지 없다. 지난 2023년 겨울 K리그2(2부)로 강등된 이후 3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다. 강등 당시만 해도 툭툭 털고 곧 1부에 복귀할 것 같았지만, 좌절의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그런 수원을 향한 팬들의 응원 열기가 점점 더 뜨거워진다는 게 아이러니다. 특히나 이번 시즌에는 팬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이정효 감독이 사령탑에 오르며 서포터스의 가슴에 불이 붙었다. 앞서 몸담은 광주FC에서 선보인 열정적인 리더십과 전술적 역량,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최고 기업인(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의미)의 홈 경기장 방문을 원한다”고 당당히 언급하는 배짱까지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매력이 즐비하다. 지난 2022년 K리그2 소속이던 광주 지휘봉을 잡자마자 곧장 1부 승격을 이뤄낸 경험도 ‘승격 청부사’로서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지난달 28일 막을 올린 K리그 개막 라운드에서 수원의 안방 수원월드컵경기장에는 2만4000명이 넘는 관중이 모였다. K리그1·2를 합쳐 개막 라운드 최다 관중이다.

이정효 감독. [뉴스1]
7일 신생팀 파주 프런티어 FC와의 어웨이 경기에선 4000석에 이르는 파주 스타디움 원정석이 온라인 판매 직후 3분여 만에 모두 팔렸다. 일반 관중석으로 입장한 팬까지 합치면 원정 응원단 규모는 5000~6000명으로 추산된다. 이날 1만2000여 명에 이른 전체 관중의 절반이 수원 팬이었던 셈이다.

원정 경기 응원에 참여하는 수원 팬의 숫자는 매해 증가 추세다. K리그1 최하위로 강등된 지난 2023시즌 경기 당 1845명으로 바닥을 찍은 뒤 2024년 2767명을 거쳐 지난해엔 3234명까지 증가했다. 홈 경기 관중 수도 2022년 1만1000명대에서 2024년에는 1만2000명대로 늘었다. 박민규 수원 서포터스 운영팀장은 “(강등에 실망해) 잠시나마 팀을 떠났던 팬들이 되돌아 오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는 ‘이정효 효과’가 더해져 기대감이 더 커졌다.

수원은 수준 높은 응원 문화로 K리그2 경기장 풍경을 바꾸고 있다. 홈 개막전에서 화려한 카드 섹션으로 신임 사령탑을 환영했고, 파주에선 이른바 ‘휴지 폭탄’ 응원으로 유럽 축구장 부럽지 않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창단 후 첫 홈 경기를 치른 상대 팀 파주를 격려하기 위해 ‘집들이 선물’이라는 의미까지 담은 응원이었다.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30년간 다진 수원 팬덤의 저력을 매 경기 확인하고 있다. 1부리그에 있었다면 K리그 흥행에 더 큰 도움이 됐겠지만, 2부에서도 엄청난 순기능을 발휘한다”고 칭찬했다. 이어 “성적에만 몰두하는 여타 구단들과 달리 수원 삼성이 선보이는 팬 중심 응원 문화는 롤 모델로 삼을 만하다”고 평했다. 지난 2023년 58만명 수준이던 K리그2 시즌 전체 관중은 이듬해 수원이 가세한 뒤 90만명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지난해에도 118만명으로 상승세를 유지해 2년 만에 2배 이상으로 성장했다.

박민규 팀장은 “수원이 흥행에 기여하는 부분이 있겠지만, 거기까지 생각할 여력은 없다”면서 “1부리그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 뿐”이라고 강조했다. 시즌 초 ‘이정효의 수원’은 2연승으로 산뜻하게 출발했다. 14일 홈에서 열리는 전남 드래곤즈와의 3라운드 경기 티켓은 예매 첫날에만 1만4000장이 팔렸다.





이해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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