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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같았다” 테헤란 최악의 밤

중앙일보

2026.03.11 08:13 2026.03.1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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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시작된 이란 전쟁이 2주 가까이 지속되며 11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을 포함한 중동 전역이 화염에 휩싸였다. 전날 미국이 “가장 격렬한 공습이 있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은 가운데 양측은 서로 원거리 타격을 쏟아부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쟁을 곧 끝낼 것”이라고 했지만 이란은 강경 대응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테헤란 등 이란 주요 도시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진행했다. 테헤란의 한 주민은 로이터통신에 “지옥 같았다”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이 개전 후 가장 심각했다”고 전했다. 또 “아이들이 비명을 지르고 울어대며 밤에 잠을 못 자고 있다” “도망칠 곳도 없고 도움을 요청할 곳도 없다”는 증언이 이어졌다.

브래드 쿠퍼 미 중부사령부 사령관은 이날 X(옛 트위터)에 “현재까지 이란 해군 선박 60척을 포함해 총 5500개 이상의 표적을 타격했다”며 “최신예 솔레이마니급 전함 4척 중 마지막 1척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은 내가 원할 때 끝낸다”며 “타격할 목표물이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공습으로 테헤란에 위치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군사학교 무기 연구개발 단지가 피해를 보았다. IRGC가 탄도미사일 개발·생산 관련 시험을 수행하던 곳이다.



테헤란 비명 “두려워 잠도 못 자, 도망칠 곳도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방공망 장악을 강조한 만큼 이란 공군기지의 공습 피해도 막심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날 이란 중부 도시 이스파한 인근에 위치한 하타미 공군기지가 타격받은 사진을 공개하며 “최소 12대의 이란 군용기가 공습으로 부서졌다”고 전했다.

이란 본토뿐 아니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 등 주변 친이란 단체 주요 거점도 타격을 받았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레바논 남부 지역에서 7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란은 이스라엘과 중동 내 미군기지를 향한 미사일·드론 공격으로 맞불을 놨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IRGC가 바레인에 있는 미 해군 제5함대 기지와 이라크 내 미군기지를 대상으로 새로운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고 보도했다. 이라크 주재 미국 외교 인력을 지원하는 대규모 군수 거점인 바그다드 외교지원센터(BDSC)도 공격을 받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중동 전역에 분산 배치된 미국 외교 시설과 병력이 여전히 취약한 상황에 놓여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전했다.

중동 내 민간 인프라에 대한 타격도 이어졌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정부 공보국은 이날 “두바이 국제공항 인근에 대한 드론 공습으로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드론 공격의 주체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란발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란은 중동 내 미국과 이스라엘의 경제 거점 공격도 예고했다. IRGC는 이날 “미국과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은 우리의 은행 하나를 공격했다”며 “(미국·이스라엘의) 은행에서 1㎞ 이상 떨어져 있으라”고 했다.

인명 피해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이번 이란과의 교전 과정에서 지금까지 미군 7명이 전사하고 약 140명이 다쳤다. 이스라엘 당국은 지난 9일 사망자가 11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아미르 사에이드 이라바니 주유엔 이란 대사는 “공습이 시작된 후 이란 내 민간인 1300여 명이 사망했으며 민간 시설 약 1만 곳이 파괴됐다”고 밝혔다.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싼 긴장도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유가에 민감한 미국을 겨냥해 이란은 “배럴당 200달러를 각오하라”며 압박하고 있다. CNN은 미국 정보 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이란이 최근 며칠간 호르무즈해협에 수십 개의 기뢰를 설치했다”고 보도했다. CBS도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기뢰를 2~3개씩 운반할 수 있는 소형 선박을 사용해 호르무즈해협에 기뢰를 설치하고 있다며 “이란의 기뢰 보유량은 2000~6000개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어떤 이유로든 기뢰가 설치됐고 그것들이 지체 없이 제거되지 않으면 이란에 대한 군사적 결과는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해협 인근에서 미군이 이란의 기뢰 부설함 16척을 제거했다”고 밝히며 발사체가 선박을 타격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이와 관련, 이날 호르무즈해협 일대에서 태국과 일본 화물선 등 선박 4척이 잇따라 피격됐다. 이 중 태국 화물선 ‘마유리 나리’호의 승무원 20명은 구조됐지만 3명은 현재 수색 중이다. 로이터통신은 “IRGC가 태국 화물선을 공격했다고 알렸다”고 보도했다.





전민구.이근평([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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