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지역 보건소 등을 지켜 왔던 공중보건의사(공보의)의 40% 이상이 조만간 복무 기간 만료로 떠날 것이 예고되면서 취약 지역의 의료 공백이 심각해지고 있다. 현재 일반 의사들이 지원을 기피하는 지역 보건소나 보건지소에선 병역의무를 대신하는 공보의들이 필수 인력으로 근무 중이다. 그중 2023년에 배치받은 공보의들은 다음 달이면 36개월의 의무복무 기간을 마치고 떠날 예정이다. 하지만 이들의 빈자리를 책임질 신규 공보의 충원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이미 일부 지역에선 복무 만료를 앞둔 공보의들이 밀린 휴가를 떠나면서 공보의 없는 보건소나 보건지소가 속출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가뜩이나 의료 자원이 부족한 취약 지역 환자들이 의사를 만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된다.
공보의 수급이 깨져 의료 공백으로 이어진다는 건 수년 전부터 예고됐던 문제다. 그럼에도 보건복지부 등 관계 당국이 실효적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현실적으로 남자 의대생 사이에선, 재학 중 현역병 입영과 졸업 후 공보의 지원의 선택지 가운데 현역병 입대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진 게 공보의 충원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힌다. 여기엔 현역병(18개월)의 두 배인 공보의 복무기간이 의대생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복지부는 단계적으로 공보의 복무기간을 단축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지만, 국방부는 학사장교·군법무관 등과의 형평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다. 그사이 공보의 지원자는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이제라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대체 인력 확보 등 보완책을 서둘러야 한다. 내년도 입시부터 도입하는 지역의사제가 공보의 미충원으로 인한 지역 의료자원 부족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지역의사제의 첫 졸업생이 나오려면 2033년까지 기다려야 하므로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없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취약 지역 환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대안을 시급히 마련해 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