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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호 "보완수사권 없으면, 돈 받고 사건 덮어도 모른다" [단독 인터뷰]

중앙일보

2026.03.11 13:00 2026.03.11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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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9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우상조 기자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검사들의 직접수사 개시권과 인지수사권을 폐지했기 때문에 표적수사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보완수사는 ‘수사’가 아니라 ‘증거 보완’에 가깝다”고 말했다. 10월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는 공소청에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정 장관은 지난 9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진행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증거를 보완하라고 하지 못한다는 것은 수사 과정을 아무도 지켜보지 못한다는 의미”라며 “그렇게 되면 사건을 누군가 돈 받고 덮어버리는 것도 해결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정부와 여권 내 강경파 사이에선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법을 두고 격론이 오갔다. 특히 공소청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주는 문제를 두고 강하게 대립했다. 박찬운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장이 강경파를 비판하며 사퇴하는 일도 벌어졌다.

정 장관은 “우리는 검찰 개혁을 해야 하는 것이지 혁명·쿠데타를 해서는 안 된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날 새벽 이재명 대통령도 X(옛 트위터)에 “개혁은 혁명보다 어렵다고 한다. 지난하고 번거롭고 복잡하다고 혁명을 할 수는 없다”며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며 모두를 개혁 대상으로 몰아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을 태우는 결과가 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고 적었다. 정 장관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5선 국회의원이자 이 대통령과 약 39년간 인연을 이어와 ‘친명계 좌장’으로도 불린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Q : 대통령이 ‘혁명’이 아닌 ‘개혁’을 하자고 말했다.
A : “대통령이 국가를 운영하려면 여러 제도적 수단은 필수다. 각종 기능을 한번에 다 없애버린 다음, 새롭게 시작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건 혁명이다. 정부·여당은 혁명이 아닌 개혁을 해야 한다.”


Q : 대통령도 야당 대표 시절에는 검찰을 하나회에 빗대는 등 권한을 뺏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A : “대통령은 실용주의자다. 말을 바꾼다고 일각에서 비판하는데, 그것은 참 잘못된 비판이다. 대통령은 국가 발전과 국민 이익을 위해 시기에 맞춰 정책도 바꿀 수 있어야 한다.”


Q : 여권 내 강경파는 ‘검사의 보완수사권’ 존치를 문제삼고 있다.
A : “보완수사는 사실상 ‘수사’가 아니다. 직접수사 개시권과 인지수사권이 폐지된 상황에서 검찰의 표적수사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별건수사라는 이유로 공소기각이 선고된 사례도 한두 건이 아니다. 이러한 가운데 검사가 제대로 된 기소 및 공소 유지를 하려면 수사와 관련된 증거를 보완할 수 있는 장치 정도는 남겨둬야 한다.”


Q : 여권 강경파들은 보완수사권이 결국 경찰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A : “증거를 보완하라고도 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경찰의 선의(善意)에만 기대야 한다. 사실상 수사개시권과 종결권을 모두 가진 경찰이 무조건 착하고 완벽하다고 믿는 것은 위험하다. 최소한 수사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는 인식 정도는 남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로비를 받은 수사기관이 사건을 덮어버리는 건 어떻게 감시할 건가. 공소청·중수청법을 통과시켰다는 것 자체로 개혁의 99%는 끝났다고 봐야 한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참석자들이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조작기소 진상규명 및 공소취소를 위한 국정조사 추진 정책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날 오전, 국회에선 이 대통령의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등에 대한 공소 취소 필요성을 강조하는 토론회도 개최됐다. 민주당 ‘윤석열 정권 조작기소 진상규명 및 공소 취소를 위한 국정조사 추진위원회’가 추진한 토론회에선 국정조사를 넘어 특검 도입까지 언급됐다.


Q : 여권의 ‘공소 취소’ 주장이 거세다.
A : “우리나라는 기소법정주의가 아닌 기소편의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검사의 재량을 인정하고 있다는 뜻이다. 진범이 따로 발견됐다든가 명백한 증거가 나온 경우, 검사가 공소를 취소했던 소수의 사례가 있긴 하다. 공소취소가 법률상 제한은 없다.”


Q : 법무부 장관이 정식으로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실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를 지시할 수도 있지 않은가.
A : “그건 검찰이 면밀히 검토해서 판단할 일이다.”

국민의힘이 지난달 27일 의원총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사법개혁 3법(법왜곡죄·재판소원제·대법관 증원)을 규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Q : 야권은 최근 통과된 사법 3법(법왜곡죄·재판소원제·대법관증원법)도 ‘이재명 구하기법’이라고 비판한다.
A : “재판소원제에 대한 우려는 기우(杞憂)다. 이미 4심제를 도입한 독일에서 3800건이 넘는 소송이 제기됐지만 인용률은 0%다. 향후 헌법재판소에서 관련 기준을 잘 정립할 것이다. 법왜곡죄가 판사들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낮다. 결국 법왜곡죄 관련 사건의 압수수색영장도 판사가 발부하기 때문이다.”


Q : 각종 논란 때문에 민생 문제가 등한시된다는 지적도 있다.
A : “그래서 국회가 법무부가 선정한 10대 민생 법안부터 속도감 있게 처리해 줬으면 한다. 소비자 권리 보호를 위한 집단소송법, 친일파 재산 환수법, 스토킹 피해자 보호 명령 제도를 도입하는 스토킹처벌법 개정안 등이다. 범죄로부터 안전한 나라를 만들고 민생을 지키기 위한 법 집행을 도와줬으면 좋겠다.”

정 장관이 9일 오후 법무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우상조 기자

정 장관은 특히 “민생경제 활성화를 위해 효과적인 이민정책 추진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중앙일보는 이와 관련해 ‘이민, 사람이 온다’ 시리즈(1월 12∼14일)를 보도했다. 정 장관은 “법무부의 가장 중요한 업무가 이민자 관리 업무”라며 “경제와 직결되는 정책이기 때문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Q : 한국이 이민을 오기에 좋은 나라라고 생각하는가.
A : “우리는 민주화·산업화를 동시에 이뤄낸 유일한 나라다. 이 점이 다른 나라의 국민들에게도 상당한 희망을 품게 하는 것 같다. ‘코리안 드림’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일종의 ‘매력 국가’라고 정의할 수 있다.”


Q : 이주민 혐오 정서가 있어서 이민을 꺼리는 분위기도 있다.
A : “우리가 처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없으면 제조업ㆍ농업ㆍ자영업 등이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혐오 정서가 생기는 이유는 이민자들이 유입될수록 우리 국민의 복지 부담이 늘어나거나, 일자리가 침범된다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우려의 대부분은 오해다.”


Q : 오해는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가.
A : “요즘 정치권 일각에서 반(反)이민 정서를 확대 재생산시키면서 오해가 퍼진 경향이 있다. 특히 중국인들에 의한 범죄를 부각하며 ‘혐중’ 정서를 불러일으키는데, 인구 대비 범죄율이 생각보다 높지 않다. 국익에 매우 바람직하지 않다.”

이주노동자가 생각하는 차별 발생 이유 그래픽 이미지. 자료 법무부 산하 이민정책연구원『이민자 사회통합지수 측정 및 정책컨설팅』


Q : 이민자들이 사회 질서를 안 지키는 경우도 적잖다.
A : “정부가 이민자 사회통합 프로그램과 조기 적응 프로그램들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는 방식이다.”


Q : 불법 체류자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상당하다.
A : “반대로 최근 민주노총에선 불법 체류자 단속을 전면 중지하라는 취지의 성명도 냈다. 하지만 받아들일 수 없다. 국가가 불법 밀입국을 방조하고, 출입국 정책을 사실상 포기하라는 주장이기 때문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불법 체류자에게 고용주들이 갑질을 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고 있으니 지켜봐 줬으면 좋겠다.”

전남 영암군 삼호읍에 위치한 현대조선소에서 이주노동자들이 출근하고 있다  영암=장정필 객원기자


Q : 법무부가 이민정책 컨트롤 타워가 돼야 하나.
A : “대부분의 국가에서도 법무부가 중심이고, 산업부·노동부가 협력하는 구조다. 국내 체류 외국인이 내년 초 300만 명이 넘을 전망인데, 이는 국민의 5.5%에 해당한다. 결국 잘 짜인 이민 정책이 경제를 살리는 데 중요할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다만 현재의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는 인력과 예산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


Q : 청와대와는 어떻게 소통하나.
A : “법무부가 이민 정책을 담당하는 공무원 1명을 청와대 민정수석 법무비서관실로 파견할 예정이다. 나아가 청와대에 이민 정책을 담당할 비서관(1급)급 인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정재.문병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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