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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눈높이' 낮춘 中양회…트럼프 리스크 속 내수진작 초점

연합뉴스

2026.03.11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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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5% 성장목표로 불확실성 대응 총력…재정적자율 4%로 확장기조 유지 트럼프 방중 앞두고 유화적 對美 메시지 발신…"관계 안정 기대"
'성장 눈높이' 낮춘 中양회…트럼프 리스크 속 내수진작 초점
4.5∼5% 성장목표로 불확실성 대응 총력…재정적자율 4%로 확장기조 유지
트럼프 방중 앞두고 유화적 對美 메시지 발신…"관계 안정 기대"

(베이징=연합뉴스) 김현정 특파원 = 12일 폐막하는 중국 연례 최대 정치행사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중국이 제시한 올해 경제 정책 방향은 경기 침체 속 '내수 진작'과 통상 불확실성에 대응할 '대외 리스크 관리'로 요약된다.
그간 경제 성장의 방어선으로 여긴 '바오우'(保五·5%대 성장)를 내려놓고 질적 구조 전환에 방점을 찍는 한편, 중동 불안을 촉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을 앞두고 유화적 제스처를 취하며 이견 관리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중국 정부는 미국발 통상 압박과 중동 불안, 부동산 장기 침체, 디플레이션(deflation·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이라는 안팎의 여러 압박 속에서 지난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업무보고를 통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치를 4.5∼5.0%로 제시했다.
이는 3년간 유지했던 '5% 안팎' 목표를 4년 만에 하향 조정한 것일 뿐 아니라 1991년(4.5% 목표) 이후 3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낮춘 것이다.
중국이 최근 로봇,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 중심의 질적 성장을 꾀하는 구조적 전환기에 진입했다고 자평하는 만큼 무리한 숫자 방어보다는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응할 수 있는 정책 여력과 탄력성 확보에 초점을 맞춘 결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

◇中, 재정적자 늘려서라도 내수 부양…일각에선 "수출 의존 여전할 것"
중국은 투자 위축과 소비 부진 우려에 대응해 재정 적자 규모 확대와 채권 발행을 통한 대규모 내수 진작 사업을 예고했다.
우선 재정적자율 목표치를 GDP 대비 4%로, 적자 규모를 전년 대비 2천300억위안(약 49조원) 증가한 5조8천900억위안(약 1천258조원)으로 제시했다.
중국은 코로나 팬데믹 혼란기인 2020년(3.6%)을 포함해 그간 재정적자율을 3% 안팎에서 관리해 온 전례를 깨고 지난해 이를 4%까지 끌어올린 바 있는데, 올해도 그 수준을 유지한 것은 경기 부양의 시급성을 고려해 적극적인 확장재정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리창 총리도 업무보고에서 내수문제를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연간 10대 과제' 중 첫번째로 언급했고, '소비'라는 단어도 32번이나 말하며 확장재정 기조에 힘을 실었다.
이와 함께 중국은 초장기 특별국채 1조3천억위안(약 278조원)을 편성하고, 지방정부 특수목적채권을 4조4천억위안(약 944조원) 규모로 발행해 지방 부채 관리와 대형 프로젝트 건설에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채권 발행 사업에 포함된 이구환신(以舊換新·낡은 제품을 새것으로 교체 지원) 지원 자금은 작년 3천억위안(약 64조원)에서 2천500억위안(약 53조원)으로 다소 줄었지만, 별도로 1천억위안(약 21조원)의 재정·금융 협동 기금을 신설해 소비와 민간투자를 지원하기로 했다.
란포안 재정부장(장관)은 이를 두고 "작년보다 더 강한 정책 추진력"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내수 진작에 집중한다는 중국의 경제 계획이 애초 의도대로 실현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 근거로는 대미 수출 감소에도 유럽·아세안 수요가 늘며 올해 1∼2월 중국의 수출이 전년 대비 21.8% 증가하는 등 호조를 보인 점을 꼽았다. 이 기간 무역흑자는 2천136억2천만 달러(약 315조원)로 1∼2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즈웨이 핀포인트 자산운용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 통신에 "견조한 수출 실적과 낮은 성장률 목표치를 고려하면, 중국은 단기적으로 추가 경기 부양책을 도입할 가능성이 작다"면서 결국 경기 부양을 연기하고 수출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로이터는 또 경제학자들의 분석을 인용해 "중국 지도부는 내수를 상당히 늘리겠다고 했으나, 정부의 차기 5개년 계획(제15차 5개년계획)에서는 수요 개혁에 대한 기대를 뒷받침할 구체적 내용이 거의 제시되지 않았다"면서 중국이 수출 의존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데에는 회의적 시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 미중 통상갈등·이란 전쟁 충격 속 대외 리스크 관리 과제
양회 개막을 며칠 앞두고 발발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달 말 방중을 앞둔 중국의 대외 정책 셈법을 더욱 복잡하게 하고 있다.
중동 불안에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가 지나는 핵심 해상 교통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커지면서 중국도 수출과 제조업에 타격을 입을 수 있지만, 곧 미국과의 추가적인 무역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다만 중국은 양회 기간 대미 관계를 '충돌'보다는 '대화'와 '관리' 국면으로 끌고 가려는 신호를 줄곧 발신했다.
왕이 외교부장은 지난 8일 외교 기자회견에서 중동 불안이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성과는 무엇일지에 대해 "중미(미중)는 모두 강대국이고 어느 한쪽이 다른 쪽을 바꿀 수는 없지만, 양국이 소통하는 방식은 바꿀 수 있다"며 "양측이 진정성과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를 대한다면, 협력 분야는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문제 분야는 점차 축소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를 미중 관계에 있어 '매우 중요한 해(大年)'로 지목하면서 중국이 미국과의 관계 안정과 관리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뜻도 내비쳤다.
이번 이란 전쟁에 대해서는 "일어나서는 안 될 전쟁"이라며 즉각적 휴전과 정치적 해결을 촉구했지만, 왕이 부장은 미국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성균관대학교 성균중국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양회 분석보고서에서 양회를 통해 중국이 미중 관계의 원칙과 마지노선을 드러내면서 주권·안보·발전이익을 수호하는 선에서 다양한 수준의 대화와 협력이 가능하다는 점을 드러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양회에서 언급된 중국의 주요 대외 정책이 중동 정세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만큼 향후 변동성이 있다는 추측도 제기된다.
호워이첸 싱가포르 UOB 이코노미스트는 "정책들은 이란 분쟁을 고려하지 않았으며, 전반적으로 온건하고 공격적 조치는 없다"면서 "이는 정부가 경제를 안정시키고 어느 방향으로든 변동성을 억제하고자 함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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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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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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