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제보자 A씨는 지난 2023년 3월 부산의 한 상가에서 6살, 3살인 두 딸과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다가 이같은 일을 겪었다.
A씨에 따르면, 당시 처음 보는 노인이 다가와 6살 딸에게 "예쁘다"며 수차례 신체를 만졌다. 이에 A씨는 노인에게 "더이상 만지지 말아 달라"고 말한 뒤 엘리베이터에 탔다.
하지만 노인의 이러한 행동은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이어졌다. A씨가 한 번 더 제지하자, 노인은 갑자기 A씨를 폭행하기 시작했다.
공개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노인은 A씨의 뒷목을 강하게 끌어당겼다. 함께 타고 있던 탑승객이 말렸으나, 노인은 A씨의 목을 졸랐고 바닥에 넘어뜨린 뒤 발길질까지 했다. 이때 탑승객이 겁에 질린 두 아이를 보호하는 모습도 담겼다.
당시 노인은 폭행하면서 "요즘 것들은 지 자식이 뭐 되는 줄 안다. 네 애 좀 만지면 안 되냐"며 소리를 질렀다고 한다. 이 노인은 당시 80대 초반이었던 걸로 알려졌다.
해당 사건 이후 6살 딸은 극심한 불안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A씨는 딸에 대한 추행 혐의까지 고소하려고 했지만, 경찰 조사 과정에서 딸이 힘들어할 것을 걱정해 결국 상해 혐의로만 고소했다. A씨는 이후 다른 지역으로 이사했고, 가해 노인은 상해죄로 벌금 200만원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지난해 초등학교 1학년이 된 딸이 다른 학생에게 성추행을 당하는 등 학교폭력을 겪게 됐는데, 이 사건으로 딸은 3년 전 사건을 떠올리며 극심한 불안과 공황을 호소하고 있다고 한다.
딸은 악몽을 꾸며 깨는 날이 늘었고, 심지어 "아파트에서 뛰어내리고 싶다"는 말을 하거나 눈썹과 머리카락을 자르는 자해 행동까지 보였다. 당시 자신을 만지던 노인의 손톱에 낀 '검은 때'까지 구체적으로 기억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딸은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우울증과 불안 장애 관련 약을 먹고 있는 상태다. 또 전문 기관의 심리 평가 결과, 딸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으로 최소 5년 이상의 장기적인 전문 치료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다고 한다.
이에 A씨는 늦었지만 노인을 강제추행과 아동학대 혐의로 추가 고소했다.
A씨는 이 과정에서 사건 당시 3살이었던 둘째 딸 역시 그날 일을 기억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둘째 딸은 "저번에 엘리베이터에서 엄마 목 조르던 그 할아버지"라고 말했다고 한다.
A씨는 이번 제보 과정에서 변호인으로부터 자칫 잘못하면 가해 노인에게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를 당할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지만, 모든 가능성을 감수하고 제보하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모로서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아이들이 3년 동안 지옥 같은 시간을 보낸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