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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의회폭동 대응 기념동판, 관람객 없는 의사당 구석에 기습설치

연합뉴스

2026.03.11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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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낸 전직 경찰관들 "1·6 폭동의 역사를 대중들로부터 감추려는 것"
美의회폭동 대응 기념동판, 관람객 없는 의사당 구석에 기습설치
소송 낸 전직 경찰관들 "1·6 폭동의 역사를 대중들로부터 감추려는 것"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5년 전 미국 수도 한복판에서 벌어진 '1·6 의회 폭동' 사태를 저지한 경찰 등의 활약을 기념하는 동판이 외부인이 접근할 수 없는 의사당 구석에 걸린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역사 다시쓰기'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뤄진 이번 조치에 일부 경찰관들이 반발하고 있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의사당 건물의 신축과 증·개축, 유지·보수 등 시설 관리를 담당하는 의회 영선국(AOC)은 최근 토요일 새벽 4시 의사당 서쪽 출입구 근처의 화강암 벽에 기념 동판을 설치했다. 기념식이나 사진 촬영 행사는커녕 사전 공지조차 없었던 기습 설치였다는 전언이다.
특히 기념 동판이 설치된 장소는 일반인들의 의사당 투어 경로에 있지 않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워싱턴DC 경찰과 미 비밀경호국, 의사당 경찰, 메릴랜드주와 버지니아주 경찰 등 당시 폭동 사태에 대응했던 20여개 법집행기관명이 새겨진 이 기념 동판에는 "2021년 1월 6일 민주주의의 상징인 이곳을 용감하게 보호하고 지켜낸 특별한 사람들을 기린다. 그들의 영웅적인 행동은 잊히지 않을 것"이라는 문구가 적혔다.
당초 미 의회는 2022년 3월 기념 동판의 1년 내 설치를 의무화하는 초당적 법안을 통과시켰으나, 하원 지도부의 반대로 기념 동판은 최근까지 의사당 지하실에 처박혀 있었다.
이에 전직 의사당 경찰관인 해리 던과 워싱턴DC 경찰관인 대니얼 호지스가 지난해 여름 의회 영선국을 상대로 기념 동판을 설치하라는 소송을 제기했으나, 트럼프 2기 연방 법무부는 이 기념판이 경찰관과 요원 개인이 아닌 기관들의 이름을 나열했기 때문에 법에 어긋난다고 맞섰다.
기념판 기습 설치 소식을 전한 WP 보도에 연방법원 재판부가 '소송을 기각해도 되느냐'고 질의했으나, 전직 경찰관들은 "명예란 사회적인, 즉 공적인 인정을 받는 것"이라며 소송을 계속 진행해달라고 답했다.
이들의 소송을 대리하는 연방검사 출신 브렌던 발로우 변호사는 "모든 방문객으로부터 숨겨진 현재 위치는 수년간 이 기념 동판이 있던 지하실과 전혀 다를 바 없다"면서 "2021년 1월 6일의 역사를 대중으로부터 말 그대로 감추려는 (정부의) 최신 조치"라고 비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6 의회 폭동을 "사랑의 날"이라고 지칭하고, 폭동 참가자들을 사법 체계의 희생자로 묘사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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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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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건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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