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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해협서 선박 피격에…日 정부 “상황 변화 주시”

중앙일보

2026.03.11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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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이란 사태로 호르무즈 해협에서 자국 컨테이너선이 피해를 입은 데 대해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앞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11일(현지시간) 호르무즈해협에서 선박을 피격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일본 상선 미쓰이의 컨테이선을 포함해 총 5척의 선박이 손상을 입은 것으로 드러나면서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11일 관저에서 비축유 방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지통신=연합뉴스
12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는 피습과 관련해 “운항에 문제는 없으며 인명 피해도 없다”고 밝히면서 피해가 이란 측의 공격에 따른 것이냐에 대해서는 “모른다. 잘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오는 19일 미·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란 사태에 대한 지원 요청이 있을 경우에 대비해 자위대 파견 등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는 일본 측 입장에선 자국 상선의 피해가 '공격'에 의한 것인지를 밝히는 데 대해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국토교통성은 이날 상선 미쓰이 컨테이너선이 11일 새벽 1시 15분경 호르무즈 해협에서 남서쪽으로 약 110㎞ 떨어진 페르시아만 내에서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선미 외판과 조타실 바닥에 구멍이 난 상태로, 이 선박은 충격을 받은 뒤 남서쪽으로 이동해 현장에서 약 150㎞ 떨어진 곳에 정박해있다고 한다. 요미우리는 일본 정부가 선박 손상 원인과 경위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면서 “현재 시점에서는 다른 일본 관련 선박을 포함한 안전 영향이 제한적으로 보고 있지만 호르무즈 해협 주변 상황 변화를 신중히 주시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일본 유조선이 공격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례는 이번만은 아니다. 지난 2019년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노르웨이, 일본 유조선 등이 기뢰 추정의 공격을 받은 바 있다. 당시 미국은 공격 주체가 IRGC라고 지목하며 날을 세우며 중동 긴장도를 올리기도 했다.

일본은 자위대법과 해적 대응법을 근거로 아덴만 순찰 등을 진행해왔는데 호르무즈 해협은 순찰 대상에 포함되지 않고 있다. 요미우리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충돌이 계속되는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확보에 일본이 기여하는 경우, 자위권 발동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많다”고 전했다. 하지만 실제로 자위대가 민간 선박을 호위하거나 기뢰 제거에 나서기 위해선 일본이 법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 상황을 ‘존립 위기 상황’으로 규정해야 하는 선결 조건이 해결돼야 한다.

호르무즈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일본 정부는 유가 안정을 위해 비축유를 풀고 보조금 지급에 나서기로 했다. NHK에 따르면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국제에너지기구(IEA)와 연계된 국제적 비축유 방출의 정식 결정을 기다리지 않고 비축유를 방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후 IEA가 비축유 방출을 결정했는데, 일본이 비축유를 방출한 것은 제2차 석유 위기 때와 2011년 동일본대지진 때다.

일본은 254일분의 석유를 비축 중으로, 민간 비축분 15일분을 먼저 방출하고 국가 비축분 1개월분도 방출할 예정이다. 보조금도 지급한다. 경제산업성은 전국 평균 휘발유 소매가격이 1리터(L)당 170엔(약 1580원)을 넘지 않도록 오는 19일 출하분부터 정유사 등에 보조금을 지원해 가격 상승을 억제할 방침이다.



김현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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