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서학개미’ 투자 열기 여전…고환율에 韓주식도 해외ETF로

중앙일보

2026.03.12 00:20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12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딜링룸에 코스피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26.70포인트(0.48%) 내린 5,583.25에 장을 마쳤다. 연합뉴스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투자 열기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중동 사태 이후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진 데다 원화 약세까지 겹친 탓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유턴’ 정책에도 제동이 걸렸다.

12일 한국예탁결제원은 지난 10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 금액을 1642억 달러로 집계했다. 지난해 말(1636억)보다 약 6억 달러, 지난달 말(1639억 달러)보다는 약 3억 달러 각각 늘었다. 또 이달 들어 지난 11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결제 금액은 205억 달러였다. 8거래일 만에 지난달 전체 결제금액(491억 달러)의 약 51% 수준에 이른 것이다.

환율 변동성까지 커지자 국내 투자자가 국내 주식을 해외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사들이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달 들어(2~11일) 미국 증시에서 국내 투자자가 순매수한 ETF 상위권에는 한국 관련 ETF가 이름을 올렸다. 한국 증시를 3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인 ‘Direxion Daily MSCI South Korea Bull 3X Shares’는 순매수 2위로, 1억2873만 달러가 유입됐다. ‘iShares MSCI South Korea’에도 1739만 달러가 들어갔다.

이는 미국 ETF를 보유할 경우 주가가 제자리여도 달러 강세로 원화 기준 자산 가치가 상승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에선 제한되는 3배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투자 수요가 몰린 영향도 있다. 블룸버그는 지난 11일 “한국 개인 투자자는 전 세계적으로 미국 상장 레버리지 ETF 거래를 주도하는 주요 세력 중 하나”라며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는 전략에 몰려드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원화 약세가 환차익 기대를 키워 해외 투자 수요를 자극하고, 해외 투자 확대가 다시 추가 원화 약세를 일으키는 악순환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승호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원화 약세는 단순히 달러 강세 때문만이 아니라 외환 수급 구조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며 “해외 투자 확대 등으로 외환 순공급 규모가 축소되면서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이 커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가 ‘서학개미’의 국내 증시 복귀를 위해 추진 중인 국내시장복귀계좌(RIA·Reshoring Investment Account)는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RIA는 당초 2월 출시 예정이었지만, 관련 법안인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 개정안 처리가 늦어지고 있다. ‘올해 1분기 내 해외 주식을 매도하고 국내 주식에 재투자하면 양도소득세를 100%까지 공제해주겠다’는 정부의 약속이 무산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서윤([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