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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EA 비축유 방출에도…국제유가, 배럴당 100달러 터치

중앙일보

2026.03.12 01:51 2026.03.12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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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옥 기자
국제유가가 사흘 만에 다시 배럴당 100 달러를 넘어섰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사상 최대 규모의 비축유 방출을 결정했지만, 시장은 미국‧이란 전쟁 장기화 가능성에 긴장하고 있다.

12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국제 유가의 벤치마크인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이날 장중 10% 넘게 급등해 101.53 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국제유가는 한국 시간 오후 5시 기준으로 7% 가량 오른 95~96 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도 장중 96 달러선까지 치솟았다. 전날(현지시간) 기준 브렌트유와 WTI는 전장보다 각각 4.8%·4.6% 올라 장을 마쳤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넘어 페르시아만 전역으로 공격 범위를 확대한 여파다. 이란은 11일 호르무즈 해협 인근 외국 선박 4척을 공격한 데 이어, 이라크 영해에서도 유조선을 공격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에너지 가격을 인공호흡기로 낮추진 못할 것”이라며 “배럴당 200달 러에 이르는 국제유가를 각오하라”고 경고했다.

11일 IEA는 32개 회원국이 총 4억 배럴의 비상 비축유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방출량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2~3개월에 걸쳐 방출되는 비축유가 유가를 안정화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금융그룹 맥쿼리는 “IEA의 방출 규모는 전 세계 하루 생산량을 기준으로 약 4일 치, 걸프해역을 통과하는 원유 물동량을 기준으로 약 16일 치에 불과하다”고 짚었다.
이란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이란군의 공격을 받은 태국 선적 컨테이너선 마유리나리호. AFP=연합뉴스

고유가 국면이 장기화할 것이란 예상에 국제금융시장도 요동쳤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하면서 달러화 지수는 전날보다 0.43%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4.7원 오른(원화 가치는 하락) 1481.2원에 마감하며 1480원대로 복귀했다.

향후 금융시장 움직임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기간에 달렸다는 분석이 많다. 조영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간헐적 공습으로 전쟁이 이어지더라도 협상이 재개되면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 기간이 4~6주에 그친다면 국제유가는 연평균 80 달러 내외에서 제한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며 “한국의 경제성장률에는 0.15~0.2%포인트 하방 압력이, 물가상승률에는 0.4%포인트 상방 압력이 가해질 것”이라고 추정했다.

한편 고유가 국면이 장기화하면 세계 각국의 경제가 받는 영향이 차별화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의 경우 전략 비축유 규모가 막대하고 재생에너지 투자가 대규모로 이뤄져 여타국 대비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에 있다”며 “원유의 새로운 수요처라는 점에서 러시아도 경제적 수혜를 일부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걸프만 지역 국가들은 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수출 제한과 생산량 감축, 중동 관광 산업 타격으로 인해 경제적 손실이 예상된다”고 썼다.

한국의 경우 전체 원유 수입의 약 70%가 중동 지역에 집중돼 있어 취약성이 크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본부장은 “‘오일 쇼크’ 장기화 가능성을 염두에 둔 원유 및 원자재의 안정적 공급망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 과도한 원유의존도를 개선하기 위한 경제·산업 구조의 재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오효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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