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투자특별법(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 특별법안)이 12일 여야 합의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한·미 양국이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에 서명하고, 지난해 11월 26일 더불어민주당이 특별법을 발의한 지 106일 만이다. 대구·경북과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은 본회의 상정이 불발돼 무산 기류가 한층 짙어졌다.
여야는 이날 본회의에서 재석 242명 중 찬성 226명, 반대 8명, 기권 8명으로 대미투자특별법을 통과시켰다. 대미투자특별법은 조선·반도체 등 분야에서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를 시행하는 내용을 담은 한·미 업무협약(MOU)을 이행하기 위해 한미전략투자공사를 설립하는 걸 골자로 한다. 1500억 달러는 조선업 전용으로 투자하고, 2000억 달러는 양국 경제와 국가안보 이익을 증진하는 분야에 투자한다. 공사 자본금은 2조원으로 정부가 전액 출자하고, 출자 시기와 방법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법 통과 후 이재명 대통령은 엑스(X)를 통해 “우리 경제와 안보를 위해 대승적 결단을 내려주신 국회에 깊은 감사를 전한다”고 했다. 이어 “특별법 통과로 한·미 관세합의 이행을 위한 제도적·법적 기반이 마련됐다. 앞으로 양국은 조선·에너지를 비롯한 전략적 산업 분야에서 더욱 긴밀하고 강력한 협력 체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정부 역시 특별법 시행을 위한 준비와 후속 조치를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특별법 시한에 맞춰 여야 합의로 법안을 처리한 점을 들어 “국익 앞에 여야가 따로일 수 없고, 정쟁이 앞설 수도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한 뜻깊은 일”이라고 했다.
이날 본회의에선 ‘4세·7세 고시 금지법’으로 불린 학원법 일부 개정안 등 민생법안 53건도 통과됐다. 학원법 일부 개정안은 학원 등에서 초등학교 입학 전인 유아 대상 레벨테스트 실시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보호자 사전 동의를 받아 실시하는 진단 행위만 예외로 두는 내용이다.
이외에도 ▶전기통신금융사기로 인한 피해금 등 자산의 범위를 가상자산까지 확대하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일부개정안 ▶핵심 이공계 인력에 대해 출입국 심사 시 우대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이공계지원법 일부 개정안 ▶정보보호 최고책임자 권한 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가습기 살균제 사건 피해자에 대한 국가 손해배상 책임을 명시한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법 전부 개정안 등도 함께 통과됐다.
민주당 의원 141명 명의로 제출한 ‘윤석열 정치검찰 조작 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요구서’도 이날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다. 국정조사 대상은 이 대통령이 기소된 대장동·위례신도시·대북송금 사건과 이 대통령 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정치자금 수수 사건, 문재인 정부의 통계 조작 사건 등 7개 사건이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의 사직으로 공석이던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에는 진성준 민주당 의원이 선출됐다. 진 위원장은 “새 정부 들어 경제가 회복세에 접어들었지만 갑작스러운 중동 사태로 적신호가 켜졌다”며 "추가경정예산을 조속히 편성해 급한 불부터 꺼야 한다. 정부도 추경의 불가피성을 피력했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대구 수성갑) 국회 부의장과 이재관(충남 천안을) 민주당 의원은 각각 대구·경북, 대전·충남 통합 법안 통과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