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 의원 13명이 12일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 탄핵 필요성이 거론된 적은 있지만 실제 발의 추진을 공개 선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사회민주당·무소속 의원들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를 선언한다”며 “오늘부터 여야 의원들을 설득해 발의 요건을 갖추고 본회의 가결까지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탄핵소추안 발의에는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1 이상인 99명 이상의 서명이 필요하다.
현재까지 발의 참여 의사를 밝힌 의원은 민주당 권향엽·김병주·문금주·민형배·서영석·이성윤·장종태·조계원 의원, 조국혁신당 강경숙·김준형·박은정 의원, 사회민주당 한창민 의원, 무소속 최혁진 의원 등 13명이다. 이들은 여권 강경 성향 의원 모임인 ‘국회 공정사회포럼’(처럼회) 소속 의원들이 주축이다.
이들은 탄핵 사유로 ▶대법원 재판 절차의 기본 원칙 훼손 ▶상고심 권한 범위를 넘어선 사실심 판단 개입 ▶비정상적으로 빠른 재판 진행으로 인한 사법 신뢰 훼손 ▶비공식 조직을 통한 사전 심리 의혹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등을 제시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 상고심 처리 과정에서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수만 쪽에 이르는 기록을 소부의 대법관 네 명이 두 시간 만에 검토해 전원합의체 회부 여부를 판단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사건이 공식 배당되기 전 특정 재판연구관 조직, 이른바 ‘별동대’에 기록 검토와 보고서를 준비하게 했다는 의혹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 김건희 여사 관련 주가조작 사건 무죄 판결, 곽상도 전 의원의 50억 원 뇌물 사건 무죄 판결 등 주요 판결을 언급하며 “일련의 판결이 국민적 불신을 키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법원행정처장이 국회에서 재판소원 도입과 대법관 증원 등 사법개혁 입법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한 것도 정치적 중립 위반 사례라고 지적했다.
다만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당 차원의 추진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백승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과 원내에서 추진하는 사항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탄핵소추안 발의 요건인 99명 서명을 확보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대해 민형배 의원은 “국회의원은 각각 헌법기관이기 때문에 생각이 다를 수 있다”며 “오늘부터 서명을 받기 시작하면 참여 의원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해 대법원이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을 파기환송한 직후 조 대법원장 탄핵을 검토했지만 논의 끝에 보류했다. 대신 지난해 5월 ‘조희대 특검법’, 7월 ‘조희대 국정조사’ 요구안을 발의했다. 이후 일부 의원들이 탄핵 필요성을 제기해왔고, 당 지도부는 조 대법원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