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는 놀이 천국이다. ‘한탕’을 노리고 카지노만 즐기는 도시가 아니다. 각기 다른 멋을 뽐내는 특급 호텔에서 호캉스(호텔 바캉스)를 만끽하고, 지구촌 미식을 탐닉한다. 지구에서 가장 화려한 몰입형 쇼를 감상하고,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교통수단도 이용한다. 지난달, 라스베이거스를 다녀왔다. 매 순간 눈이 휘둥그레졌다.
운전기사는커녕 운전대도 없는 ‘죽스’
라스베이거스의 첫인상은 강렬했다. 난생처음 본 교통수단 때문이었다. 리조트월드에서 무인 로보택시 ‘죽스’를 호출했다. 채 5분도 안 돼 택시가 도착했다. 일반 택시와는 영 딴판이었다. 운전기사는커녕 운전대도 없는 네모난 차량은 마차처럼 4명이 마주 보며 앉는 형태였다. 차 문을 닫자 미리 설정한 목적지까지 라스베이거스 메인도로 ‘스트립’을 뚫고 달렸다. 생각보다 꽤 안락했다. 죽스는 지난해 9월부터 라스베이거스에서 무료로 시범 운영 중이다.
테슬라가 운영하는 ‘베가스 루프’도 흥미로웠다. 세계 최대 전자·기술 박람회 CES가 열리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와 주요 리조트를 지하 터널로 연결하는 신개념 교통 서비스다. 컨벤션 센터 지하로 이동해서 베가스 루프를 이용해봤다. 테슬라 차량이 오색 조명이 빛나는 터널을 뚫고 삽시간에 목적지에 닿았다. 악명 높은 라스베이거스의 교통 체증도 걱정 없었다.
스트립 인근에는 포뮬러1(F1) 아케이드가 있다. 라스베이거스에서는 매해 11월 F1 그랑프리가 열린다. 대회 기간이 아니면 여행객도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F1 머신을 본뜬 시뮬레이터를 통해 게임을 하듯 서킷을 즐기거나 카트를 타고 경기장 일부를 달려본다. 최신식 카트는 테마파크 놀이기구와 차원이 달랐다. 최대 시속 48㎞가 이렇게 빠른 속도인지 몰랐다.
한식 인기…미쉐린 2스타 인도 식당도
라스베이거스 호텔을 순례하며 식도락 투어를 해봤다. 벨라지오 호텔의 ‘새델스’는 미국식 브런치 식당이다. 벨라지오 온실 바로 옆에 위치해서 식물과 조형물을 보며 식사할 수 있다. 가벼운 한 끼를 찾는다면 시저스 팰리스 호텔의 푸드 코트를 추천한다. 요즘은 한식당 ‘목 바’가 가장 인기란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셰프 ‘에스더 최’의 식당으로, 김치라멘과 군만두가 주메뉴다.
라스베이거스에선 음식으로 세계 일주도 즐긴다. 아리아 리조트의 ‘짐카나’는 사막 속 작은 인도다. 영국 런던에서 미쉐린 2스타를 받은 짐카나는 전통 인도 요리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파인 다이닝 식당이다. 리조트월드의 멕시칸 레스토랑 ‘비바’, 일식당 ‘쿠사노리’는 각 나라 음식의 기본에 충실하다.
밤이 깊어지면 시선은 자연스럽게 거대한 구(球) 형태의 건축물로 향한다. 스트립 동쪽에 우뚝 선 ‘스피어’는 외관 전체가 LED 스크린으로 덮여 있다. 거대한 캐릭터부터 지구·달·눈동자 등 다양한 이미지로 빛나며 도시의 야경을 완성한다. 윈 호텔의 쇼핑몰과 팔라조 호텔을 연결하는 다리 위가 스피어 사진 명당이다.
스피어의 진가는 내부에 있다. 360도 초고해상도 LED 스크린이 압도적이다. 현재 ‘오즈의 마법사’가 상영 중이다. 주인공 도로시가 허리케인에 빨려드는 순간 사방에서 바람이 불어오면 관객 모두가 소리치며 동화 속으로 빨려든다.
☞여행정보=대한항공이 인천~라스베이거스 노선을 매일 운항한다. 한국에서 갈 때 11시간, 미국에서 올 때 13시간 30분 소요. 베가스 루프 이용료는 1인당 편도 4.25달러, 왕복 7달러다. CES를 비롯한 컨벤션 참가자는 컨벤션센터 내부 이동이 무료다. 스피어 ‘오즈의 마법사’ 관람료는 좌석마다 다르다. 104달러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