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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밉다

중앙일보

2026.03.12 08:01 2026.03.12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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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에게 에이스 자리를 뺏긴 르브론 제임스. 레이커스를 떠날 전망이다(왼쪽). 장기 부상 중인 스테픈커리. 베테랑이 빠진 워리어스는 부진에 빠졌다. [AFP·AP=연합뉴스]
미국프로농구(NBA)에서 ‘두 개의 태양’으로 불리며 함께 주목 받은 ‘킹’ 르브론 제임스(42·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2m6㎝)와 ‘3점슛 달인’ 스테픈 커리(38·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1m88㎝)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두 선수는 나란히 2000년대 중반부터 20년 가까이 수퍼스타 역할을 수행했지만, 최근 잦은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스포츠전문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12일 “올시즌 레이커스는 제임스가 뛰지 않을 때 경기력이 더 좋다. 플레이오프 기간 중 승부처가 될 만한 상황에선 후보로 밀릴 수 있다”고 혹평했다. SI가 이런 분석을 내놓은 배경에는 지난 11일 열린 레이커스-미네소타 팀버울브스전이 있다. 제임스가 왼발 부상으로 결장해 고전할 것이라는 당초 전망과 달리 레이커스는 120-106 완승을 거뒀다. 에이스 루카 돈치치(27)가 31점 11리바운드 11어시스트로 트리플 더블(3개 부문 두 자릿수 기록)을 작성했고, 차세대 해결사 오스틴 리브스(28)도 31점 8어시스트 7리바운드로 펄펄 날았다.

2003~04시즌 데뷔 이후 역대 최다인 23번째 시즌에 참여 중인 제임스는 여전히 군살 없는 근육질 몸매를 유지 중이다. 비 시즌마다 컨디션 관리에 20억원 이상의 거액을 쏟아붓는 등 철저히 관리한 덕분이다. 하지만 경기력은 하향 곡선이 또렷하다. SI에 따르면 앞선 두 시즌에 제임스가 뛰지 않은 경기에서 레이커스는 도합 11승11패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 시즌엔 14승7패로 승률이 부쩍 올랐다. 마흔을 넘긴 제임스가 경기 막판 승부처에서 해결사 역할을 고집해 실질적 에이스 돈치치와 리브스가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올 시즌 제임스의 경기 당 평균 득점은 21.4점에 머물고 있다. 평균 30점을 넣던 전성기 시절에 비해 눈에 띄게 줄었다. SI는 “기량이 예전 같지 않은 제임스는 더 이상 팀의 넘버원 선수가 아니다. 현재 레이커스는 돈치치의 팀”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주요 매체들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끝나는 제임스가 다른 팀으로 이적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한다.

커리의 상황은 제임스와는 또 다르다. 실력은 여전한데 고장이 잦다. 소속팀 골든스테이트는 같은 날 “커리가 오른쪽 무릎 부상 회복이 더뎌 복귀가 미뤄졌다. 열흘 뒤 재검진 받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난 1월 31일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전 이후 15경기 연속 결장한 데 이어 5경기 추가 결장이 불가피하다. 커리는 ‘슬개대퇴 통증 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지속적으로 무릎이 붓고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2009~10시즌 데뷔한 커리는 자타가 공인하는 NBA 역대 최고 슈터다. 4233개의 3점 슛을 성공시켜 이 부문 통산 1위에 올라 있다. 올 시즌 평균 득점도 27.2점으로 준수하다. 하지만 경기 수가 부족하다. 올 시즌 39경기 출전에 그쳐 팀이 소화한 일정(65경기)의 절반을 간신히 넘겼다. 커리가 자리를 비운 15경기에서 워리어스는 5승(10패)을 추가하는데 그치며 서부 콘퍼런스 9위(32승33패)로 내려앉았다. 팬들은 “몸 상태가 실력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레전드가 코트를 떠날 시간이 다가오는 것 같다”고 아쉬워하고 있다.





피주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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