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넘어 페르시아만으로 해상 공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20%, 액화천연가스(LNG)의 30%가 통과하는 좁은 바다를 사실상 봉쇄한 데 이어 이라크·오만 등 주변 해역으로 공습 범위를 넓힌 것이다. 국제 유가를 자극해 물가에 민감한 미국을 압박하려는 전략이다. 실제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국제 유가가 요동치고 있어, 서방이 유가 안정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을 이란이 노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CNN은 11일(현지시간) “이라크 바스라 항구 인근 유조선 두 척이 공격받아 화염에 휩싸였다”고 보도했다. 공격받은 선박은 미국 운송업체 세이프시 트랜스포트 소속 몰타 선적 제피로스와 그리스 선주가 소유한 마셜제도 선적의 세이프시 비슈누로 알려졌다. 이라크 항만공사 총괄 책임자 파르한 알파르투시는 CNN에 “유조선의 승무원 38명을 구조했다”고 말했다. 정확한 공격 주체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CNN은 이라크 소식통을 인용해 “폭발물을 장착한 이란 선박이 유조선들을 타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바스라 항구는 페르시아만의 가장 깊숙한 곳에 있으며 호르무즈해협의 북쪽에 있다. 직선거리로 약 800㎞ 떨어져 있다. 호르무즈해협에서 남쪽으로 약 900㎞ 떨어져 있는 오만 살랄라 항구도 공습을 받았다. 오만국영통신(ONA)은 이날 “여러 대의 드론을 격추했지만 일부가 항구의 연료 탱크를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CNN은 “이란제 샤헤드 드론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호르무즈해협에 대한 공격도 계속하고 있다.
이에 이스라엘군은 12일 “이란 테헤란 인근 파르친 군사단지 내 ‘탈레간2’ 시설을 최근 공습해 파괴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이 시설이 이란 비밀 핵무기 개발 계획인 ‘아마드(AMAD) 프로젝트’의 첨단 폭발물 개발 및 민감 실험에 사용돼 왔다고 주장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곳의 안전에 사활을 걸었다. 이날 “우리는 기뢰부설함 거의 전부를 제거했다”고 말했다. 미국의 호르무즈해협 주변 타격도 예고됐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날 “이란 정권은 민간 항구를 이용해 군사 작전을 수행 중”이라며 “군사 목적으로 사용되는 민간 항구는 국제법상 합법적 군사 표적이 된다”고 경고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이날 취임 후 낸 첫 메시지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계속 봉쇄해 적을 압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순교자들의 피에 대한 복수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걸프국을 계속 공격해 미군 기지를 즉시 폐쇄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