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이 어제부터 시행에 들어간 법왜곡제의 1호 피고발인이 됐다. 사법부를 비판해 온 현직 변호사가 조 대법원장과 박영재 대법관을 법왜곡죄 시행을 전제로 지난 2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법왜곡죄(형법 123조의2) 위반 혐의로 고발함에 따른 것이다. 여당이 강행 처리한 ‘사법 3법’ 가운데 법왜곡죄와 재판소원제도가 어제 관보에 게재되면서 즉시 시행에 들어가자마자 사법부 흔들기 등 우려스러운 현상이 벌어졌다. 3법 가운데 대법관 증원만 시행이 2년 유예됐다.
고발인은 조 대법원장 등이 지난해 5월 이재명 대통령(당시 민주당 대선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한 것을 문제삼았다. 당시 재판 서류 7만여 쪽을 충실히 검토해야 하는 법적 의무를 다하지 않아 징역 10년 이하에 처할 수 있는 법왜곡죄(형법 123조의2)를 범했다는 주장이다. 앞서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사법 3법의 국회 통과를 전후해 “사법 불신의 원흉, 조희대 대법원장은 즉각 사퇴하라”며 공개적으로 사퇴를 압박했는데, 여기서 그치지 않고 현직 대법원장이 피고발인 신분으로 수사를 받을 처지에 놓이게 됐다. 사법부 수장부터 고발당하는 상황에서 일선 판검사들이 압박을 느끼지 않고 의연하게 재판이나 기소 업무에 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동시에 시행된 재판소원도 첫날 16건(오후 6시 기준)이 접수됐다. 민주당 소속으로 어제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판결을 받아 의원직을 상실한 양문석 전 의원도 재판소원 제기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대법원 판결에 대한 불복 사례가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 더구나 헌법재판소는 대법원 확정판결 사건뿐 아니라 상고 포기한 1, 2심 사건도 재판소원 신청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연간 1만5000건이 접수될 것으로 예상해 그만큼 사건 처리 지연과 소송 비용 부담이 늘어날 상황이다.
각계의 위헌 우려에도 여당의 속도전으로 통과된 사법 3법은 형사사법 체계를 근본부터 흔드는 중대한 변화다. 국민의 헌법적 권리와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법 시행 과정에서 부작용을 정밀 모니터링하고 문제가 발견되면 신속히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 헌재와 수사 당국도 신중한 법 적용으로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