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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보다 위험한 변수"…코스피 7500 예언한 JP모건의 경고

중앙일보

2026.03.12 13:37 2026.03.12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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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 MORGAN
‘전방위 성장 국면(Firing on All Cylinders)’

지난달 4일 JP모건이 내놓은 이 보고서는 한국 증시의 뜨거운 화제였다. 발표 당일 코스피는 정부가 목표로 제시한 5000선을 막 넘어선 시점이었다. JP모건은 기본 시나리오만으로도 코스피가 6000까지 오를 수 있고, 강세장에 진입하면 7500까지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이 보고서를 시작으로 이후 노무라·모건스탠리·씨티 등 다른 해외 투자은행(IB)도 잇달아 코스피 상단 전망치를 7000~8000으로 높여 잡기 시작했다

2월 25일 코스피는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6000선을 돌파하며 전인미답의 고지에 올랐다. 전망이 현실이 된 셈이다. 다만 문제는 이제부터다. 한국 증시가 전쟁이라는 대형 변수와 마주했기 때문이다. 해당 보고서를 작성한 믹소 다스 JP모건 한국 주식시장 전략 총괄은 지난 10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전쟁 발발 이후에도 기존 판단에 “변화가 없다”며 코스피 6000~7500선 전망을 유지했다.

다만 조건을 달았다. “유가가 변동성이 큰 상황인데 만약 배럴당 100달러 이상에서 가격이 지속된다면, 한국처럼 유가와 리스크에 민감한 시장에서는 투자자들이 더욱 신중한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5월물 선물은 한국시간 12일 오후 2시40분 기준 배럴당 100.29달러에 거래되며, 다시 100달러선을 넘었다.


향후 유가의 향방이란 변수는 남아있지만 한국 시장에 대한 그의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었다. 그는 “전쟁 이후 내가 만난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 가운데 패닉에 빠진 사람은 없었다”며 “오히려 여전히 한국 주식을 매수할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정학적 갈등은 단기적으로 시장 변동성을 키우지만, 과거에도 전쟁이 끝난 뒤 시장은 결국 회복해왔다”며 “이번 갈등이 과거와 다르게 전개될 것이라는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 투자자들은 침착함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믹소 총괄은 최근 거센 외국인 매도세에 대해 “변동성 목표 전략, 모멘텀 전략, 상품투자자문사(CTA) 전략 상품은 최근처럼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 기계적으로 매도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여기에 옵션 딜러들까지 시장이 오를 때는 따라 사고, 내릴 때는 따라 파는 구조의 ‘네거티브 감마’ 포지션을 대거 구축하면서 변동성이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최근 외국인 매도는 한국 시장을 비관해서라기보다, 변동성 확대에 따른 기계적 매매 성격이 강했다는 의미다.

높은 원·달러 환율이 발목을 잡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그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환율을 주시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지금은 당장 투자 판단을 바꿀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원화 가치 하락이 지속해 기대 주식 투자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진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면서도 “현재 수준의 변동성이나 레벨 자체는 크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오히려 그는 외국인 자금이 본격적으로 유입되지 못한 배경으로 시장의 지나치게 빠른 상승 속도를 꼽았다. 그는 “우리가 접촉하는 대부분의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 주식을 더 매수하고 싶어한다"며 “다만 올해 1~2월 시장이 너무 빠르게 오르면서 적절한 매수 시점을 잡지 못하고 있다. 지금은 기회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으로 조만간 돌아오리라 전망했다. 실제로 이런 조짐은 최근 수급 흐름에서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그는 “화요일(3일)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순매도를 기록했지만, 수요일(4일)에는 다시 큰 폭의 순매수로 돌아섰다”고 짚었다.

한국을 신흥국 시장 가운데 가장 매력적인 시장으로 평가했다. 대만은 인공지능(AI) 관련 종목, 인도는 내수 소비주와 일부 금융주, 일본은 소수의 유망 종목에 투자 기회가 집중돼 있는 반면 한국은 특정 테마에만 의존하지 않는 점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AI 흐름이 꺾여 메모리 반도체가 조정을 받더라도 금융주, 지주사, 방산주 등 다른 선택지가 남아 있어 해외 투자자들에게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안정감이 있는 시장이 한국”이라고 말했다.

한국 증시의 최선호 업종으로 반도체, 금융, 산업재, 지주사 4가지를 꼽았다. 반면 비선호 업종으로는 기타기술주와 헬스케어를 제시했다. 그는 “바이오는 미국 행정부의 무역정책과 관세 영향에 노출돼 있는 데 비해 주가를 끌어올릴 뚜렷한 촉매가 부족하다”며 “다수의 기타 기술주는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마진이 악화될 것이라 매력적인 구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그는 메모리 반도체를 여전히 상승 여력이 큰 최선호 업종으로 꼽았다. 그는 “메모리 업종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는 결국 메모리 가격”이라며 “현재 메모리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는 만큼 추가 상승 여력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지난 1년간 메모리 가격이 두 배가량 올랐지만, 아직 정점 신호는 뚜렷하지 않다고도 봤다. 그는 “과거 메모리 사이클은 보통 1년, 길어야 1년 반 정도였지만 AI 확산 이후에는 상황이 달라졌다”며 “공급망 기업들과의 계약 협상 과정에서 들은 내용을 종합하면 적어도 지금 단계에서 사이클 종료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김연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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