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중국 축구가 현실을 파악하고 있다. 이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불참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티켓이 주어질 가능성은 0%라고 진단했다.
중국 '시나 스포츠'는 12일(한국시간) "도널드 트럼프는 이란의 월드컵 참가를 환영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란 스포츠부 장관은 '절대 참가 불가'를 외쳤다. 과연 중국 대표팀이 대신 출전할 수 있을까?"라고 보도했다.
최근 이란의 월드컵 출전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이란은 아시아 지역 예선을 통과하면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 자격을 얻었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전쟁을 겪고 있기 때문. 미국·캐나다·멕시코에서 공동 개최되는 월드컵 참가도 자연스레 물거품이 될 위기다.
현재 이란은 미국의 공습으로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가 사망하는 등 큰 혼란에 빠져 있다. 이란 프로 리그도 일시 중단된 상태다. 게다가 이란이 인접 걸프국에 있는 미군 기지를 타격 중이라 전쟁이 더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진]OSEN DB.
실제로 이란은 최근 FIFA가 애틀랜타에서 주최한 참가국 회의에도 유일하게 불참했다. 메흐디 타즈 이란축구협회장도 "상황이 이런데 누가 정상적으로 대표팀을 그런 곳에 보내겠느냐"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일단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말을 바꿨다. 그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이란의 월드컵 참가에 대해 "난 정말 신경 쓰지 않는다. 이란은 심하게 패배한 나라다. 그들은 이미 기진맥진한 상태"라고 딱 잘라 말했지만, 다시 이란의 출전을 환영한다고 손을 내밀었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대표팀이 당연히 미국에서 열리는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금 같은 시기일수록 월드컵 같은 이벤트가 사람들을 하나로 모을 수 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는 축구가 세상을 하나로 만든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란은 결국 월드컵 보이콧을 택하는 분위기다. 도냐말리 이란 스포츠부 장관은 "이 부패한 정권(미국)이 이스라엘을 지원하며 우리 지도자를 암살하고 수천 명의 국민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이를 고려할 때 어떤 경우에도 미국 땅에서 열리는 월드컵에 참가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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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시선은 이란 대신 어느 국가가 월드컵 무대를 누비게 될지로 향하고 있다. 대체 국가 선정은 따로 정확한 규정이 없고, 오롯이 FIFA의 몫이기에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긴 하다.
현실적인 시나리오로는 아시아축구연맹(AFC)의 이라크와 아랍에미리트(UAE)의 출전이 유력하다. 이라크는 볼리비아-수리남 승자와 대륙간 플레이오프(PO)를 치를 예정이다. UAE는 아시아에서 예선 탈락이 확정된 팀 중 순위가 가장 높다.
중국에서도 이란의 월드컵 불참을 주목 중이다. 중국 역시 AFC 소속인 데다가 워낙 큰 시장을 지닌 만큼 FIFA에서 밀어줄 수 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실제로 이번 월드컵이 사상 최로로 48개국 체제로 확대될 때부터 중국의 본선 진출 여부가 가장 큰 관심 포인트였다.
문제는 중국의 성적이 너무나 좋지 않다는 것. 중국은 예선 성적이 좋지 않아서 4차 예선에도 진출하지 못했다. 한국을 비롯해 본선에 오른 8개 팀과 플레이오프에 참가하는 이라크를 제외하더라도 중국보다 성적이 높은 팀은 UAE, 오만, 인도네시아, 팔레스타인 등 한둘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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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중국 내에서도 전혀 기대하지 않는 눈치다. 시나 스포츠는 "이란이 불참하더라도 정상적인 절차에서는 중국이 대체 출전할 가능성은 없다"라며 "중국 대표팀의 월드컵 출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가능성은 0%에 가깝다"라고 짚었다.
이어 매체는 "중국은 아시아 예선 18강 단계에서 탈락했기 때문에 FIFA 규정상 대체 참가 자격이 없다. 중국이 월드컵에 참가하려면 FIFA가 특별히 와일드카드를 부여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분석이다"라고 강조했다.
중국 팬들도 중국 축구가 월드컵 무대를 누벼선 안 된다는 반응이다. '소후'에 따르면 일부 중국 네티즌들은 "순서대로라면 이라크나 UAE다. 중국은 꿈도 꾸지 마라", "중국이 월드컵에 나가면 월드컵에 대한 모욕이다" 등 현실적인 전망을 내놨다.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할 월드컵이 정치적 갈등으로 망쳐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중국 팬들은 "축구의 비극이다. 이번 월드컵은 이미 실패한 대회 같다", "이 조에서 이란도 경쟁할 수 있었는데 아쉽다", "미국과 이란이 둘 다 조 2위 하면 16강에서 만날 수도 있었는데", "FIFA가 처음부터 이란을 멕시코나 캐나다 경기로 배정했어야 했다" 등의 의견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