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수형 기자] 방송인 MC딩동이 인터넷 방송 도중 여성 BJ를 폭행한 사건이 논란을 낳고 있는 가운데, 피해자인 BJ A씨가 다시 한 번 입장을 밝혔다. 무엇보다 폭행 후, 거액 후원금 뿐만 아닌 거수경례까지 하는 기괴한 모습이 더욱 충격을 안기고 있는 분위기다.
앞서 A씨는 11일 자신의 채널 공지를 통해 “이렇게까지 큰 사건으로 번질 줄 몰랐다”며 “영상이 모자이크 없이 계속 유포되고 있고 다른 BJ들의 얼굴도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제발 더 이상의 영상 유출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A씨는 방송 직후 고소 의사를 밝혔다가 사과가 있다면 법적 대응까지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공개된 사과문에서 책임을 양측의 경솔함으로 표현한 부분을 보고 결국 고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족들도 기사 댓글을 보고 있고 악플까지 이어지면서 차라리 모든 걸 내려놓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스트레스가 심하다”며 “사람 하나 살린다는 마음으로 악플을 멈춰달라”고 재차 요청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7일 여러 BJ들이 참여한 이른바 ‘엑셀 방송’ 형식의 인터넷 방송에서 발생했다. A씨가 시청자 후원 미션에 따라 욕설 랩을 하던 중 MC딩동의 과거 음주운전 사건을 언급했고, 이에 격분한 MC딩동이 A씨의 머리채를 잡는 장면이 생방송으로 그대로 송출됐기 때문.
더 충격적인 것은 그 이후의 장면이었다. 폭행 상황이 발생했음에도 방송은 중단되지 않았고, MC딩동이 무대에서 눈물을 보이는 사이 고액 후원금이 등장하자 출연자들이 일제히 거수경례를 하는 장면까지 연출됐다. 사람이 폭행을 당한 상황에서도 후원금이 등장하자 아무 일 없다는 듯 방송이 이어지는 모습은 많은 시청자들에게 강한 이질감을 안겼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기괴하다”는 반응까지 이어졌을 정도.
‘엑셀 방송’은 여러 출연자가 노래나 춤, 자극적인 콘텐츠를 진행하며 시청자 후원 금액 경쟁을 벌이는 인터넷 방송 형식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해당 방송 구조 자체에 대한 문제 제기도 커지고 있다. 조회수와 후원을 끌어올리기 위해 욕설이나 선정적 발언이 허용되는 분위기 속에서 결국 폭력 상황까지 콘텐츠처럼 소비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 것.
실제로 피해자인 A씨는 전치 2주의 상해 진단을 받았으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공황 증세로 정신과 상담까지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온라인에서는 심지어 피해자를 향해 “맞을 짓을 했다”는 식의 2차 가해성 댓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사건 이후 해당 방송 ‘킹더랜드’ 측은 “MC의 돌발 행동으로 출연자가 신체적 피해를 입은 중대한 사건”이라며 MC딩동을 즉각 프로그램에서 하차시키고 방송 정지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MC딩동 역시 “이번 일의 무게를 가볍게 생각하지 않고 있으며 필요한 부분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사실과 다른 내용이 확산되는 것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이 던진 질문은 단순한 폭행 논란을 넘어선다. 사람을 폭행한 상황에서도 거액의 후원금에 거수경례가 이어지는 장면, 그리고 그것이 하나의 ‘방송 콘텐츠’처럼 흘러가는 구조는 과연 정상적인 것인지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 과연 인터넷 후원 방송이 어디까지 허용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고민이 다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