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이정 기자] 영국의 전설적인 배우이자 ‘연극계의 보석’으로 불리던 제인 라포테어(Jane Lapotaire)가 세상을 떠났다. 향년 81세.
12일(현지시간) 외신 보도에 따르면, 드라마 ‘더 크라운’과 ‘다운튼 애비’ 등에서 깊은 인상을 남겼던 토니상 수상 배우 제인 라포테어가 지난 3월 5일 별세했다.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RSC) 측은 목요일 성명을 통해 이 안타까운 비보를 공식 확인했다. 구체적인 사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RSC 측은 “참으로 눈부신 배우였던 제인 라포테어의 사망 소식을 접하게 되어 매우 슬프다”라며 고인을 애도했다. 고인은 생전 연극 ‘피아프(Piaf)’로 토니상과 올리비에상을 휩쓸었으며, 케네스 브래너와 호흡을 맞춘 ‘햄릿’의 거트루드 역 등 굵직한 족적을 남긴 바 있다.
1944년 영국 입스위치에서 제인 버지스라는 이름으로 태어난 고인의 삶은 한 편의 영화 같았다. 태어나자마자 입양되어 양어머니 밑에서 12년을 자랐고, 이후 친모와의 양육권 다툼을 겪는 등 굴곡진 유년 시절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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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고난은 고인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1965년 브리스틀 올드 빅에서 연기를 시작한 그는 과거 한 인터뷰에서 “그때 나는 연기를 하고 싶다는 걸 알았다. 걷거나 숨 쉬는 것보다 더 연기를 원했다”라고 고백하며 무대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고인은 1970년대 영 빅 시어터(Young Vic Theatre)의 창립 멤버로 활동하며 연극계 기틀을 닦았다. 이후 1977년 BBC 미니시리즈 ‘마리 퀴리’에서 타이틀롤을 맡으며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고, 1980년 브로드웨이 진출작 ‘피아프’를 통해 토니상 여우주연상을 거머쥐며 세계적인 배우로 우뚝 섰다.
국내 팬들에게는 넷플릭스 ‘더 크라운’ 시즌 3의 앨리스 왕자비, ‘다운튼 애비’ 시즌 5의 이리나 쿠라긴 공주 역으로 친숙하다. 기품 있으면서도 서사가 느껴지는 그의 연기는 매번 시청자들의 찬사를 이끌어냈다.
고비도 있었다. 지난 2000년 뇌출혈로 쓰러져 수술을 받는 등 위기를 겪었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회복 후 자신의 투병기를 담은 회고록 ‘타임 아웃 오브 마인드(Time Out of Mind)’를 출간하며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전하기도 했다.
특히 고인은 지난달 윈저 성에서 대영제국 훈장(CBE)을 수여받으며 마지막까지 배우로서의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것이 그의 마지막 공식 석상 모습 중 하나가 되어 팬들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한편, 제인 라포테어는 전남편인 감독 롤랑 조페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 로완 조페를 유족으로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