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ENA 월화드라마 ‘아너’ 배우 이청아의 종영인터뷰가 진행됐다. 이청아는 극중 변호사 황현진 역을 맡아 위기 앞에 굽히지 않고 정면으로 부딪치는 과감한 행보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거대 악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끝까지 고군분투한 그는 ‘아너’의 흐름에 속도를 붙이는 핵심 역할을 해내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아 큰 호평을 받았다.
이날 이청아는 ‘아너’에 출연하게 된 과정을 언급하며 “당시 암스테르담 여행 중이었다. 옷을 사러가다가 급하게 내일까지 대본을 볼 수 있냐고 해서 카페에 앉아서 읽었다. 3시간 만에 다 읽었다”고 말했다. 당시 여행 중이었던 이청아가 편하게 묶었던 땋은 머리가 ‘아너’ 황현진의 헤어스타일이 됐다고.
타이트한 준비 과정에서 이청아는 “제가 한국 들어가는 과정이 있어서 빨리 답변을 드리기도 해야했고, 일단 감독님과 작가님이 절 보고싶어 하셨다. 리딩 날짜도 정해져 있었고, 저는 약간 시간이 필요한 타입이다. 조바심이 있다. 다 준비해서 가야돼 하는데, 캐릭터가 입혀지는 시간이 있다. 현장에 나가서 붙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번에는 오히려 그런 것보다 나를 좀 믿어줘도 되겠다. 이게 어떻게든 되는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급하게 들어간 ‘아너’였지만, 극중 20년지기 친구인 이나영, 정은채와 친해지는 과정도 필요했을 터. 이청아는 “사실 초반에 친목다지는 시간이 저 없을 때 2번 정도 더 있었던 것 같다. 저도 2번 가졌다. 감독님이 3명이서 20년지기 친구 느낌이 나야하는데 다 내향형이라 ‘청아 씨가 잘..’ 이러셨다”라며 “‘제가요? 저도 사회성이 없기로 유명한데..’ 했는데, 진짜로 만나보면 셋이서 인사하고 가만히 있었다. 침묵이 이어지니까 감독님만 얘기하고, 집에 가서 잘 주무셨다더라. 근데 저희끼리는 걱정을 안했다. 비슷하다고 느낀 부분이 있고, 침묵이 불편하지 않은 사람들이라 작은 목소리에서 진심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오랜 배우 생활을 이어온 이청아에 ‘배우 친구’를 묻자, 그는 “저 많다”며 “저는 작품했던 사람들이랑 다 애정이 있다. 저는 작품할 때 뜨겁게 붙는 편이고, 제가 느끼기엔 프로젝트성 그룹같다. 종종 보는 팀도 있는데, 제가 활발한 편은 아니라 불러주면 나간다”고 말했다.
그는 “불러주는 사람이 없으면 마음은 있는데 연락을 못하는 편이다. 불러주는 사람이 존재하는 그룹은 끈끈하다. ‘라이더스’ 때 김동욱 오빠나 최여진 언니, ‘VIP’ 팀, ‘낮과 밤’ 남궁민, 설현 등 끈끈한 팀이 있다”며 “그리고 저는 일단 연극영화과 동기 박지연 배우가 20년지기 친구다. 서로 대본 읽어주고, 저는 대학에서 연출을 전공해서 남의 연기를 보고 캐릭터를 잡는 게 편하다. 제가 상대방 역할을 하면 지연이가 제 역할을 해준다. 장나라 언니도 이번에 ‘아너’ 1회를 보고 잘봤다고 연락이 왔다”고 전했다.
더불어 이청아는 다소 어려운 진입장벽에도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는 평가에 “사실 그쪽에 문외한이다. 다만 배우로서 책임감은 있다. 작품이 잘됐을 때 함께한 제작진이 힘이 나는 게 보인다. 촬영이 끝나고 바로 다른 일정으로 넘어가면서 홍보를 충분히 하지 못한 것 같다는 마음도 있었다”며 “그래도 우리 작품이 사랑받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안도했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는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도 달라졌다고 밝혔다. 그는 “요즘은 작품을 고를 때 ‘누군가 행복해지는 사람이 있나’,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의미가 있나’를 보게 된다”며 “배우로서 이 작품에 참여한 의미를 찾게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청아는 이번 작품이 다루는 이야기의 현실성에도 의미를 부여하며 “이게 픽션이라고 하지만 현실에 없지 않은 문제다. 취약하고 보호받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며 “이런 문제를 가시화하면서, 스토리를 만드는 사람들이 올바른 주제의식을 더한다면 그것은 단순히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과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