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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금에 성과급 반영해달라”…삼성 계열사까지 소송 번졌다

중앙일보

2026.03.12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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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목표 인센티브(TAI)’까지 퇴직금 지급 기준에 포함해야 한다는 대법원의 첫 확정판결 이후, 퇴직금 청구 소송이 삼성그룹 계열사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유사한 임금 체계를 가진 계열사 퇴직자들이 잇따라 법적 대응에 나서면서 재계의 이목이 쏠린다.

성과급 일러스트. 연합뉴스


“3년 내 서둘러야” 퇴직자들 줄줄이 소송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퇴직자 38명은 지난 12일 서울중앙지법에 미지급 퇴직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지난 1월 대법원 판결 이후 삼성전자에서만 총 164명의 퇴직자가 추가로 소송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특히 추가로 제기된 소송에는 반도체 사업부 등에서 수십 년간 일했던 고숙련 퇴직자들도 일부 합류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들의 요구가 인정될 경우 근속연수와 성과급 규모에 따라 1인당 최대 4000만~5000만원가량의 퇴직금을 추가로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소송의 불씨는 삼성전자를 넘어 계열사 전반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서비스 퇴직자 13명도 같은 날 서울동부지법에 같은 취지의 소송을 제기했다. 삼성SDS(5명), 삼성물산(2명), 삼성E&A(2명), 삼성바이오로직스(1명) 등 주요 계열사 퇴직자들도 이미 법무법인을 선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줄소송’의 배경으로는 삼성그룹 내 유사한 성과급 체계가 꼽힌다. 삼성E&A 등은 삼성전자와 비슷하게 반기마다 기본급에 일정 지급률을 곱해 성과급을 지급하는 인센티브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1월 대법원이 삼성전자 TAI를 ‘근로의 대가’인 임금으로 최종 판단한 만큼, 유사한 구조를 가진 계열사 퇴직자들도 승소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당시 대법원은 “TAI는 지급 기준이 미리 정해져 있고, 정기적·계속적으로 지급되어 온 만큼 평균임금에 포함되는 근로의 대가로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역시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노조는 임금채권 시효(3년) 내에 있는 전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단체소송인단을 모집하기 위한 실무 협의를 진행 중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퇴직자들이 권리를 잃기 전 서둘러 소송에 참여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정근영 디자이너


대법원이 못 박은 ‘임금성’ 3대 잣대는

다만 모든 기업의 성과급이 퇴직금 산정 기준에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 전날 대법원은 한화오션 퇴직자 972명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퇴직금 청구 소송에서는 회사 측 손을 들어줬다. SK하이닉스 퇴직자 2명이 제기한 유사 소송에서도 법원은 성과급을 임금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판결의 핵심은 개별 기업 성과급 구조의 ‘임금성’ 여부다. 대법원은 임금에 해당하는지를 따지는 잣대로 ①사용자(회사)의 지급 의무(취업규칙 등 명문화) ②근로의 대가성 ③지급의 계속성·정기성 등을 제시했다. 삼성 TAI의 경우 취업규칙에 지급 대상과 산식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의무적·정기적’ 성격이 강하다고 인정된 반면, 타 기업들은 경영 상황에 따라 가변성이 컸던 점이 판결을 갈랐다.

퇴직자들을 대리한 박창한 에이프로 변호사는 “현재 여러 기업 퇴직자와 재직자들의 상담이 쇄도하고 있다”며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퇴직자들이 승소한 대법원 판결과 임금 구조가 거의 동일하지만, 성과급 체계가 다른 기업들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동희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근로정책팀장은 “기업별로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소송 도미노와 제도 변경 과정에서의 노사 갈등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수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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