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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계 노벨상 프리츠커상에 칠레 건축가 스밀얀 라디치

중앙일보

2026.03.12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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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채석장에서 가져온 바위들을 활용한 칠레 산티아고의 ‘레스토랑 메스티소’ 사진 Gonzalo Puga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의 올해 수상자로 칠레 건축가 스밀얀 라디치(61)가 선정됐다. 상을 주관하는 미국 하얏트 재단은 13일 “임시적이고 불안정하며 미완성인 듯 위태로워 보이는 라디치의 건축물은 취약성이라는 인간의 조건을 받아들인다”고 평가했다.
스밀얀 라디치는 47년 역사의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다섯 번째 남미 건축가. 사진 프리츠커상
이러한 평가처럼 그의 건물은 자기만의 특징적 형태도, 압도적 규모도 없다. 건물 일부가 땅에 묻혀 있는 ‘레스토랑 메스티조(산티아고ㆍ2006), 칠레 선사박물관을 증축해 만든 ’안테스 데 칠레‘(산티아고ㆍ2013) 등이 주요 작품. 간결하고 기본적인 형태 뒤엔 정밀한 공학과 시공 기술이 숨겨져 있다. 반투명 유리섬유 셸로 만든 도넛 형태 구조물이 바위 위에 떠 있는 모습의 '서펜타인 갤러리 파빌리온'(런던ㆍ2014)이 그 예다.
런던 서펜타인 갤러리는 매년 여름 세계적 건축가들에게 시민들의 쉼터가 될 가설 구조물을 의뢰한다. 2014년 라디치는 여기 반투명 유리섬유 셸로 도넛 모양 파빌리온을 지었다. 사진 Iwan Baan
라디치는 “여러 세기 동안 태양 아래 서서 우리의 방문을 기다리는 구조물과 파리의 일생처럼 덧없고 작고 연약한 구조물 사이에 건축은 존재한다”며 “서로 다른 시대적 긴장 속에서 건축은 사람들이 무심코 지나쳐 버리는 세상을 잠시 멈춰 서서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고 말한다. 이번 심사위원단이 "언어로는 표현할 수 없는 경험의 차원을 다른다"고 평가한 것도 그런 맥락이다.
초기작 ‘석탄집’(1998)은 덧없음을 상징하는 듯한 모습의 임시 거처다. 사진 스밀얀 라디치
라디치는 1965년 칠레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크로아티아, 어머니는 영국 출신이다. 14세 때 미술 선생님이 낸 설계 과제가 첫 건축 체험, 칠레 가톨릭 대학, 베네치아 건축대학에서 공부했다. 1995년 칠레 산티아고에 본인의 이름을 딴 ‘스밀얀라디치 클라크’ 건축사무소를 설립했다. 2017년엔 ‘취약한 건축 재단(Fundacion de ArquitecturaFragil)’을 설립, 실험적 건축을 지원하고 있다.
한편 하얏트 그룹을 이끄는 톰 프리츠커가 엡스타인 파문에 연루돼 사임하면서, 당초 2일 발표하기로 고지했던 올해 프리츠커상 수상자 발표가 지연됐다.



권근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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