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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연평해전·대청해전 승리 상징 ‘참수리 325호’ 고속정, 고철로 폐기

중앙일보

2026.03.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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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6월 15일 제1연평해전 당시 참수리 325호정(오른쪽)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북한 함정을 '밀어내기' 하고 있는 모습. 325호정은 1999년 제1연평해전, 2009년 대청해전에 참전했다. 사진 해군
제1연평해전과 대청해전에서 북한 함정과 맞서 싸워 승리를 이끌었던 해군 고속정 ‘참수리 325호(PKM-325)’가 기념 보존 대신 고철로 매각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13일 군 당국에 따르면 해군은 2022년 퇴역한 참수리 325호를 올해 1월 폐처리(매각)했다. 이 고속정은 1999년 제1연평해전과 2009년 대청해전에 모두 참전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북한 함정을 격퇴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 함정이다.

참수리 325호는 임무를 마친 뒤 기념물로 보존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지만 결국 고철로 처리됐다.

해군은 역사적 의미를 고려해 안보 전시물 지정 여부를 검토했으나 비용 대비 효과가 낮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함정을 육상에 거치하고 복원하는 데만 초기 비용이 10억원 이상 들고 이후 유지·보수 비용도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는 이유다.

또 평택 2함대에 이미 고속정 형태의 ‘제1연평해전 전승기념탑’과 제2연평해전 참전 함정인 참수리 357호가 전시돼 있어 상징성이 중복된다는 평가도 고려됐다. 이에 해군 군사재 심의위원회는 지난해 8월 해당 함정을 군사재로 지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군 내부와 정치권에서는 아쉬움을 나타내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군 소식통은 “북한과의 실전에 참여한 함정이 가진 안보 교육 효과를 지나치게 낮게 평가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참수리 325호는 제1연평해전 당시 북한 함정을 ‘밀어내기’ 하던 중 기습 공격을 받았지만 즉각 반격해 해전 승리에 기여했다. 당시 전투에서 북한 어뢰정 1척이 격침되고 경비정 5척이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 대청해전에서도 북한 경비정이 경고 방송과 경고 사격을 무시하고 남하하자 우리 해군 고속정들과 함께 집중 사격을 가해 북측 함정을 NLL 북쪽으로 격퇴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영국 등 해양 강국이라면 이런 실전 승리 함정을 보존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이번 결정이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은 “승전을 기념하는 안보 전시물로 보존되지 않고 폐기된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차기 고속정이나 전투함에 ‘325호’ 함명을 승계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재홍([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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