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경기 이천시의 한 자갈 가공 공장에서 일하다 숨진 베트남 국적 노동자 A(23)의 사인은 다발성 손상에 따른 출혈로 확인됐다.
경기 이천경찰서는 전날 A의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이런 내용의 1차 구두 소견을 받았다고 13일 밝혔다. 경찰은 이 사건을 경기남부경찰청 형사기동대 산하 중대재해수사팀으로 이첩할 예정이다.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하거나 6개월 이상의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한 산업재해 사건은 중대재해수사팀에서 수사한다.
A는 지난 10일 오전 2시40분쯤 이천시 호법면에 있는 자갈 가공업체에서 일하던 중 숨졌다. A는 컨베이어 벨트 가동을 관리하는 업무를 맡고 있었다. 당시 벨트에 과부하가 걸리자 이를 점검하라는 지시를 받고, 대형 컨베이어 벨트 기기 아래쪽으로 들어갔다가 몸이 끼이면서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A의 몸이 끼었는데도 벨트가 멈추지 않고 계속 작동했다고 한다. 고용허가제로 입국한 A는 2년 전부터 이 자갈 공장에서 근무했다. 베트남에 있는 가족들에게 꾸준히 생활비를 보냈다고 한다.
민주노총 경기도본부와 경기이주평등연대 등 노동·시민단체들은 지난 12일 오전 경기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사고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해당 사업장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이 사고는) 위험한 작업 지시와 방치된 작업 환경이 만들어낸 비극”이라며 “이 사업장은 이전부터 사업재해가 빈번했던 곳인데 사고는 제대로 보고되지 않았고, 치료와 산재 처리는 회피되거나 은폐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주노동자가 일하는 사업장은 위험이 집중되는 곳이지만, 안전과 권리는 가장 뒤로 밀려나 있다”며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사업장 특별감독과 고용허가 취소, 동료 노동자에 대한 심리·정신적 치유 지원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