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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항전’ 연쇄작용…트럼프-김정은 ‘벚꽃 회동’ 틈새 좁아든다

중앙일보

2026.03.13 00:45 2026.03.13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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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19년 2월 28일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단독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과연 ‘벚꽃 북·미 회담’은 열릴 수 있을까. 31일부터 2박 3일간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부상했던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이 점차 사그라들고 있다. 이란이 밝힌 강력한 항전 의지로 중동 사태 장기화가 예견되면서 미국의 우선순위에서 한반도 이슈가 한동안 밀려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이란 최고지도자로 새로 선출된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지난 12일 발표한 첫 성명에서 “순교자들의 피에 대한 보복을 피하지 않겠다”며 “적이 경험하지 못했고 취약한 제2의 전선을 형성하는 것에 대한 검토가 끝났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가 시사한 조기 종전 구상에 선을 긋는 것은 물론 장기전을 불사하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이다.

사태가 이어지는 동안 미국의 안보 역량은 중동에 집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의 대북 대화 의지를 실현할 미국의 물리적 여력 자체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외교 당국자는 “미국이 중동 사태 등 긴박한 현안들을 다루고 있다 보니 (북한과의) 대화 분위기를 조성할 상황은 아니지 않나”며 “미국 측이 북한 문제에 굉장히 관심이 깊긴 하지만, 지금 구상을 내놓거나 상세한 협의를 할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이란 하메네이 후계자로 선출된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 AFP=연합뉴스
당장 3주도 남지 않은 미·중 정상회담부터 준비 부실로 여겨지는 장면들이 속속들이 노출되고 있다. 지난 11일(현지 시각) 뉴욕 타임스(NYT)는 중국 분석가들을 인용해 “중국 관리들은 백악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의제와 양측이 합의할 수 있는 사안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불만을 품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날 블룸버그 통신 역시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당국자들이 트럼프의 방중 준비가 막판에 급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에 불만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미·중 간 우선 현안은 관세 등 경제 분야에 집중돼 있어 한반도 문제가 의제화하기도 힘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부총리는 15~16일 프랑스 파리에서 사전 실무 협의를 진행한다. 한 소식통은 “애당초 이번 미·중 회담의 방점은 양자 간 무역 불균형 해소에 찍혀 있다”며 “지정학적인 문제는 당초 테이블 세팅 때부터 미국의 관심사가 아니었다”고 전했다.

핵 개발을 이유로 이란을 공습한 상황에서 북한과 대화에 나설 명분 자체가 약해졌단 지적도 상당하다. 미국 정부도 제재 공고화를 통해 북핵 협상 레버리지를 높이는 대북 기조를 유지하는 분위기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지난 12일 북한 IT 기술자를 미국 등 각국 기업에 위장 취업시켜 대량살상무기(WMD) 개발 자금을 모은 혐의로 북한 및 제3국 국적의 개인 6명과 기관 2곳을 제재 명단에 추가했다. 북한 역시 김정은이 지난달 9차 당 대회에서 “우리 국가의 현 지위를 존중하고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라”며 핵보유국 지위 인정을 대화 조건으로 내걸어 평행선을 달리긴 마찬가지다.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19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 만나 손을 맞잡은 모습. 사진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이 가운데 북·중은 한층 밀착 중이다. 평양과 베이징을 오가는 여객 열차(K27)는 코로나 19로 중단된 지 6년 만에 운행을 재개해 13일 오전 베이징에 도착했다. 최근 일본 정부가 구마모토현에 신형 장거리 미사일을 배치한 것에 대해서도 중국 국방부가 11일 “멸망을 자초하는 막다른 길”이라 비난한 데 이어 13일 북한 노동신문도 “열도의 침몰을 자초하게 될 것”이라며 한목소리를 냈다. 한·미·일 공조에 맞서 북·중 간 공동 전선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다만 트럼프의 예측불가성은 여전히 변수다. 2019년 6월 남·북·미 판문점 회동도 그의 트위터 제안 32시간 만에 예상을 깨고 이뤄졌다. 북한도 트럼프 2기 출범 후 트럼프를 직접 거명하는 원색적 비난을 삼가며 대화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윤지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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