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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보이콧, 이정현 사퇴까지…국힘에선 “지려고 안달났다”

중앙일보

2026.03.13 00:49 2026.03.13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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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왼쪽)과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달 23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 공천 혁신 서약식에서 서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를 목전에 두고 아수라장으로 빠져들었다. 유력 서울시장 주자인 오세훈 시장이 후보 등록을 거부한 데 이어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13일 전격 사퇴하면서 “선거에 지고 싶어서 안달난 모양새”라는 푸념이 국민의힘 곳곳에서 나왔다.

이 위원장 사퇴 소식은 이날 오전 9시 34분 알려졌다. 이 위원장은 “공천 과정에서 변화와 혁신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며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해보려 했다”며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지도부는 공식 발표 20여분 전에 이 위원장의 사퇴를 통보받았다고 한다.

표면적 사퇴 사유는 공천 규칙을 둘러싼 이견이다. 공관위 부위원장인 정희용 사무총장은 취재진을 만나 “공천 방식을 두고 공관위원장과 공관위원 간에 약간의 이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 위원장은 전날 비공개 회의에서 “대구시장 경선 과정에서 현역 중진 의원들에게 보다 엄격한 페널티를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주장한 반면 다른 공관위원들은 “선수뿐만이 아니라 객관적인 데이터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의견 대립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당내에선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의 후보 미등록 사태가 결정적 영향을 줬을 거란 분석이다. 공관위 관계자는 “공천 규칙 이견은 사퇴할 만큼 크지 않았고 이 위원장이 그만두는 낌새는 전날까지도 없었다”며 “이 위원장이 후보 미등록에 책임을 지면서 출마 압력을 간접적으로 넣은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장동혁 대표는 취재진을 만나 “이 위원장과 연락이 닿는 대로 만나뵙고 말씀을 듣겠다”고 했다. 하지만 지도부는 이날 오후까지도 이 위원장과 접촉하지 못했다고 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3일 서울의 한 초등학교를 방문해 초등안심벨 안전교육 모습을 지켜본 뒤 교실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당의 혼란은 더욱 깊어졌다. 국민의힘은 지난 9일 소속 국회의원 107명 전원 명의로 ‘절윤 결의문’을 발표하면서 본격 선거 모드로 전환하려고 했다. 하지만 오 시장이 사실상 장 대표의 2선 후퇴를 전제한 혁신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을 요구하고, 여기에 더해 당직을 맡은 장 대표 측근의 인적 청산을 내세우며 후보 등록 보이콧 사태를 키워 절윤 선언의 효과가 수포로 돌아간 상황이다. 장 대표는 지난 12일 중앙윤리위원회 징계 보류와 당직자 입단속을 지시하며 한 발 물러섰지만, 오 시장은 “절윤 결의문에서 채택된 당의 노선을 실행할 조짐이 보이지 않았다”며 후보 등록을 끝내 거부했다.

양측은 13일에도 평행선을 달렸다. 장 대표는 ‘오 시장의 요구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공천은 공정이 생명”이라고 했다. 장 대표 측 관계자는 “지방선거 후보자가 수천명인데, (특정인) 특혜 시비에 휘말리면 당 전체 공천의 의미가 퇴색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오 시장 개인을 위한 공천 접수 길을 두 번이나 열어주는 건 부적절할 수 있다는 취지다.

지도부는 오 시장이 사실상 장 대표의 퇴진까지 거론한 데 대해 격앙돼 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혁신 선대위가 당 대표 물러나게 한다는 뜻이라면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지도부 인사는 “당내 경선에 나설 후보가 대표 거취까지 마음대로 하겠다는 정치 생활하면서 처음 봤다”고 했다.

지도부에선 최악의 상황을 대비한 ‘플랜 B’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미 불출마 뜻을 밝혔지만 당초 후보군으로 거론되던 신동욱·조정훈 의원이나 안철수 의원 등의 전략공천 카드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오 시장 측 관계자는 이날 “혁신 선대위와 인적 쇄신이 없이는 선거를 치르기 어렵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지도부의 변화를 언제까지 기다리느냐’는 질문엔 “더불어민주당 공천이 다음달 중순에 완료되니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고 했다. 오 시장은 전날 후보 등록은 거부하면서도 국민의힘 후보로의 선거 출마 의사는 명확히 했다.

6·3 지방선거 국민의힘 인천시장 후보인 유정복 인천시장이 1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앙당사 로비에서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의 사퇴,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천 미신청 등 당내 혼란 상황에 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후보 등록 보이콧 사태로 인한 피로감이 커지면서 당내에선 “모두 한 걸음씩 물러나자”(윤상현 의원)는 목소리가 더욱 거세졌다. 인천시장 후보로 확정된 유정복 시장은 “이 위원장은 업무에 복귀해 이기는 공천을 위해 책임을 다하고, 오 시장은 공천을 빠르게 신청하고, 장 대표는 열린 자세로 혁신 선대위를 고민해달라”고 했다. 충남지사 공천을 신청한 김태흠 지사도 “오 시장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당이 어려울 때는 선당후사, 살신성인의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는 윤희숙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오 시장은 지금 출정을 미루면서 장 대표에게 조건을 걸고 후보 등록 투쟁을 할 때가 아니다”며 “이재명 정권과 싸우면서 인적 청산과 당 쇄신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썼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지지율은 또 다시 최저치를 경신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0~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 면접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일주일 전에 비해 1%포인트 떨어진 20%였다.




박준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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