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일 노스페이스 공식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남극에서 온 편지.’ 한국 대표 탐험가이자 산악인 김영미 대장의 약 70일간의 남극 대륙 횡단 여정이 담긴 영상이다. 남극 대륙의 해안가인 허큘리스 인렛에서 출발해 남극점을 지나 레버렛 빙하까지의 1786㎞ 대장정. 평균 기온 영하 30도의 혹한 속에서 짐을 실은 70㎏ 썰매를 끌고 하루 평균 8시간, 24㎞ 이상을 걸어야 하는 극한의 도전이 장대하게 펼쳐졌다.
전 세계 4번째, 아시아인 최초 단독 횡단
지난 2024년 11월 8일에 시작된 김영미 대장의 남극 대륙 단독 횡단은 해를 넘겨 2025년 1월 17일 0시 13분(현지시각) 완수됐다. 탐험 69일 8시간 31분 만의 일이다. 이로써 김 대장은 전 세계 4번째이자 아시아인 최초로 남극 대륙 단독 횡단에 성공했다.
극한의 도전에 홀로 맞서기 위한 철저한 준비 과정도 그려졌다. 김 대장은 남극 대륙 단독 횡단 성공을 위한 바이칼 호수 종단(2017년), 남극점 무지원 단독 도달(2023년) 등의 3단계 프로젝트를 약 10년에 걸쳐 완수했다.
이 긴 여정 동안 지속해서 탐험을 지지하며, 재정 지원은 물론 각종 장비와 의류 개발을 도왔던 영원아웃도어의 노스페이스도 함께 화제를 모았다. 영상에선 남극 횡단을 약 3개월 앞둔 지난해 8월, 김 대장과 노스페이스 기술지원팀의 미팅 장면이 그려졌다. 극지 탐험복 개발에 노하우가 있는 전문가들이 김영미 대장만을 위한 맞춤형 의류를 만들면서다.
멈추지 않는 탐험하는 ‘인간 보호’
지난달 9일 발간된 영원아웃도어의 ‘2025 CSR 리포트’에는 노스페이스의 이런 노력이 잘 담겨있다. 이번 리포트는 주요 활동을 세 가지 영역으로 구분해 설명하면서 핵심어로 ‘보호’를 내세웠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탐험하는 인간 보호’다. 앞서 김영미 대장과 같은 극한의 탐험을 지원하는 사례가 다수 소개됐다.
세계 최초로 산악 그랜드슬램(히말라야 8000m급 14좌 완등+세계 7대륙 최고봉 완등)과 남·북극점 등 지국 3을 달성한 고(故) 박영석 대장과,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14좌를 무산소·알파인 완등한 故 김창호 대장 등 전설적 탐험가들이 대표적.
이런 노력은 지난 2005년 업계 최초로 창설한 ‘노스페이스 애슬리트팀(THE ATHLETE TEAM)’으로 이어졌다. 다양한 비인기 종목 및 탐험가들을 체계적으로 발굴·후원하는 팀이다. 비인기 종목에서 현재는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스포츠 클라이밍’에서만 서채현·정지민·사솔·천종원 등 다수의 메달리스트가 나왔다. 얼마 전 개최된 밀라노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프리스타일 스키 국가대표 정대윤·이승훈·이윤승·김다은 선수도 지원하고 있다.
노스페이스의 CSR 보고서에는 ‘탐험하는 인간 보호’ 외에도, 함께 살아가는 ‘지역 사회 보호’, 인간과 공존하는 ‘자연 보호’에 대한 내용도 담겼다. 국제구호개발 비영리단체와 함께한 ‘에디션’ 프로젝트를 통해 10년간 7개국 약 17만명에게 식수 및 식량 지원을 진행했으며, 윤리적 다운 인증·퍼 프리 등 자연 보호를 위한 지속가능한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ESG’도 브랜드 세계관 따라간다
이처럼 기업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이 다양해지면서 브랜드 정체성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노스페이스(The North Face)는 산의 가장 춥고 혹독한 북면이라는 의미다. 탄생부터 탐험과 도전의 DNA를 가진 셈. 극한 환경에서도 도전을 계속해 나가는 탐험가들을 비롯해 인간을 보호하기 위한 브랜드의 노력을 이어온 이유다. 남극에서도 멈추지 않는 탐험 정신을 보여주는 김영미 대장의 이야기는 노스페이스의 브랜드 세계관을 그대로 보여준다.
최근에는 이런 흐름은 이른바 브랜드 행동주의로 해석되는 브랜드 액티비즘(Brand Activism)으로 확장하는 추세다. 브랜드 액티비즘은 기업이 환경·사회·문화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적극적인 행동으로 보여주는 활동을 의미한다.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제품을 내는 등산·아웃도어 브랜드가 환경 보호에 앞장서고(파타고니아), 공정한 경기를 강조하는 스포츠 브랜드(나이키)가 인종 평등 메시지를 낸다.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뷰티 브랜드는 여성 자존감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도브), 젊음과 반항, 투쟁의 이미지를 간직한 청바지 브랜드는 난민 지원 캠페인이나 청소년 지원 정책(리바이스)을 펴는 식이다.
요즘 ESG는 단순히 좋은 일을 하면 이미지가 좋아진다는 수준에서 머물지 않는다. 브랜드 정체성을 명확하게 하고 소비자와 정서적 연결을 형성, 장기적 신뢰를 쌓는 방향으로 고도화하고 있다. 어쩌면 기업이나 브랜드의 존재 가치와도 연결되기에 전략적 접근 이상의 진정성 있는 움직임이 필요한 이유다.
b.애쓰지
저 회사는 정의로울까? 과거 기업의 평가 기준은 숫자였습니다. 요즘은 환경(Environmental)에 대한 책임, 사회(Social)적 영향, 투명한 지배구조(Governance) 등 이른바 ‘ESG 관점’에서 기업을 판단합니다. 비크닉은 성장과 생존을 위해 ESG에 애쓰는 기업과 브랜드를 조명합니다.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격언은 잠시 잊어주세요. 착한 일은 널리 알리는 게 미덕인 시대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