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조희대 대법원장, 박영재 대법관(전 법원행정처장)이 법왜곡죄로 고발당한 사건을 13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으로 재배당했다.
이 사건은 법왜곡죄가 전날(12일) 자정부로 공식 시행되기 열흘 전인 지난 2일 친여(親與) 성향 이병철 법무법인 IA 변호사가 경찰 국가수사본부에 국민신문고 온라인으로 고발장을 미리 접수했던 사건이다. 경찰은 고발을 접수받아 경기 용인서부경찰서에 배당했다가 이날 서울청 광수단으로 넘겼다. 예약 고발, 고소·고발 서류 사전 접수는 현행 법체계상 허용되지 않는 방식이다. 경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고발장 예약 접수란 없다”며 “각하 사유인데 고발장을 받아준 게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변호사도 각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법왜곡죄 공식 시행 첫날인 전날(12일) 고발장을 등기로 추가 송부했다.
이 변호사는 조 대법원장이 지난해 5월 1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낸 과정에 법왜곡죄를 저질렀다며 고발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3월 26일 이 대통령에 대한 2심 선고가 나오자 4월 22일 박 대법관을 주심으로 지정하고 전원합의체에 회부해 9일 만에 파기환송 결론을 내렸다. 이 변호사는 7만여 쪽에 달하는 재판 기록을 검토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해 형사소송법상 규정된 ‘서면주의’를 의도적으로 어겼다고 주장한다.
법왜곡죄는 시행 전 수사·재판에 소급적용할 수 없다. 이 변호사는 조 대법원장 등이 범죄 행위가 종결된 즉시범이 아닌 계속범이기 때문에 소급적용 금지원칙 위반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 변호사는 조 대법원장과 박 대법관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도 고발했다.
경찰과 공수처가 이 변호사 주장을 받아들여 조 대법원장을 본격적으로 수사하면 사법부는 극심한 혼란을 겪을 수 있다. 현직 사법부 수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기관 조사를 받아야 할 뿐 아니라, 대법원장이 하급 1·2심 재판부 피고인석에 서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질 수 있다. 무혐의·불기소 결정, 무죄 선고가 내려지더라도 경찰·검찰·법원 각 단계별 결정이 재차 법왜곡죄 고발 대상이 돼, 조 대법원장이 처벌받기 전까지 수사·재판이 무한 되풀이되는 현상도 가능하다.
이 변호사는 지난달 28일 김건희 여사 사건 재판장이던 우인성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지귀연 부장판사, 심우정 전 검찰총장도 법왜곡죄로 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