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당 내 강온 양파 간 혹은 친명·친청 간 대립의 중심엔 보완수사권 논쟁이 있다. 오는 10월 문을 닫는 검찰청 대신 출범하는 공소청 소속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줄 것인지, 아니면 보완수사 요구권만 부여할 것인가다. 강경파는 수사·기소 분리 원칙을 이유로 보완수사권 자체를 허용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반면 온건파는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지난 12일자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공소청 검사에겐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검사들의 직접수사 개시권과 인지수사권이 폐지된 상황에서 보완수사는 사실상 ‘수사’가 아니라 ‘증거 보완’에 가깝다”며 보완수사권은 제대로 된 기소와 공소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는 정 장관의 설명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정치 공방을 떠나 형사사법 제도의 틀 안에서 보면 보완수사 요구권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보완수사 요구는 원칙적으로 한 차례만 할 수 있다. 경찰이 보완수사를 한 뒤 사건을 다시 송치하면 검사는 더 이상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없고 그 상태에서 기소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의심이 가는 부분이 있어도 무혐의 처리될 수도 있고, 증거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기소가 이뤄질 수도 있다. 이런 구조에서 ‘사건 떠넘기기’가 일어나면서 처리가 지연되거나 뒤늦게 문제가 생기면 기관끼리 책임 공방을 벌일 수밖에 없다. 지난해 8월 국회 본회의장에서 보좌진 명의로 차명 주식 투자를 한 장면이 포착돼 수사를 받아온 이춘석 의원 사건의 경우, 경찰과 검찰 사이를 오가며 아직 기소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은 게 대표적 사례다.
공소청 검사에게 제한적이나마 보완수사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은 효율성의 차원을 넘어 수사·기소기관 간의 견제 구조와도 관련이 있다. 정 장관은 “증거를 보완하라고 하지 못한다는 것은 수사 과정을 아무도 지켜보지 못한다는 의미”라며 “그렇게 되면 누군가 돈을 받고 사건을 덮어버려도 이를 바로잡을 방법이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수사 개시권과 종결권을 가진 경찰이 무조건 착하고 완벽하다고 믿는 것은 위험하다는 정 장관의 지적은 타당하다. 문재인 정부 시절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 권한은 이전보다 강화됐다. 여기에 공소청의 보완수사권마저 없어진다면 경찰 수사를 통제하기가 어려워진다.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주면 표적 수사를 하고 결국 과거의 검찰이 부활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하지만 공소청은 직접수사 개시권과 인지수사권이 없다. 공소청보다는 신설되는 중대범죄수사청이나 경찰이 훨씬 더 큰 권한을 갖는다. 만일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조차 문제가 된다면, 중수청이나 경찰의 표적 수사는 어떻게 막을 것인가. 특정한 수사기관이 비대해지고 통제를 받지 않으면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검찰 개혁의 핵심은 검찰에서 권력을 빼앗는 것이 아니다. 최종 목표는 국민의 권리 구제와 인권 보호”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예외적으로 보완수사권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권 강경파의 주장은 검찰 개혁이 아니라 검찰 완전 해체에 가깝다. 이는 정 장관의 표현대로 국가기관의 기능을 다 없애고 새로 시작하자는 혁명이나 다름없다. 개혁을 내세우지만 결과적으로 사건 처리가 지연되고 권리 구제가 늦어진다면 그것은 개혁이 아니라 또 다른 비효율일 뿐이다. 형사사법 제도는 추상적 원칙이 아니라 국민의 삶을 기준으로 설계돼야 한다.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실용적 관점에서 판단한다면 공소청에 제한적 보완수사권을 부여하는 것이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