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맛’이 26년 만에 바뀐다. 대전시가 시민 설문조사 등을 거쳐 오는 4월까지 대표 음식을 다시 선정하기로 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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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맛 26년 만에 다시 선정
14일 대전시에 따르면 시는 2000년 향토음식선정자문위원회 등을 열어 자치구별로 대표 음식을 뽑았다. 중구가 2개, 나머지 자치구가 1개씩이었다. 설렁탕(중구), 돌솥밥(서구), 삼계탕(중구), 구즉 도토리묵(유성구), 숯골냉면(유성구), 대청호 민물고기매운탕(대덕구) 등이었다.
하지만 대전시는 시대가 변함에 따라 시민이 선호하는 음식도 달라졌다고 판단했다. 게다가 26년 전 대전의 맛을 선정할 당시부터 대전을 대표하는 음식인 칼국수와 두부 두루치기 등이 빠져 논란이 일었다. 이와 관련, 대전시 식의약안전과 최병창 팀장은 “당시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손님 접대 등을 고려해 대표 음식을 선정하다 보니 칼국수나 두루치기 등이 배제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최근 몇 년간 성심당 등 대전 빵집이 전국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밀가루 음식은 물론 대전 주요 음식점이 인기를 끌었다. 대전시 관계자는 “성심당에 많은 사람이 몰리면서 대전의 여러 빵집도 주목을 받았고, 음식점도 북새통을 이루곤 한다”라며 “성심당이 사실상 대전 맛집 지도를 바꿔 놓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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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라인 설문조사
이에 대전시는 지난 11일부터 20일까지 온·오프라인을 통해 ‘대전의 맛’ 시민 선호도를 조사한다. 조사는 대전시 홈페이지와 전문 조사기관의 온라인 설문조사, 관광안내소 현장 스티커 조사 등을 병행한다. 조사에는 대전시민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대전 음식 후보군 11개를 대상으로 선호하는 음식을 순위별로 고르면 된다.
조사 대상 음식은 ^칼국수 ^빵 ^두부두루치기 ^국밥 ^구즉도토리묵 ^숯골냉면 ^삼계탕 ^설렁탕 ^짬뽕 ^돌솥밥 ^대청호 민물고기매운탕 등 모두 11개다. 대전시 관계자는 “사전 선호도 조사 결과와 전통성·역사성을 고려한 전문가 의견 등을 반영해 11개 음식을 골랐다”며 “빵이 조사 대상에 포함된 게 눈길을 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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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은 밀가루 음식의 도시
칼국수·빵 등은 대전 역사와도 관련이 깊은 음식이다. 대전에는 6·25전쟁을 겪으면서 밀가루가 널리 보급됐다. 전쟁 때 미국에서 구호물자로 받은 밀가루는 빵·국수·수제비 등으로 시민에 공급됐다. 성심당(聖心堂) 등 여러 빵집도 밀가루가 보급되면서 대전 곳곳에 자리 잡았다.
성심당은 한국전쟁 직후인 1956년 대전역 앞에서 임철순(1997년 작고)씨가 찐빵집으로 문을 열었다. 성심당은 임철순씨 아들 영진(70)씨가 2대째 운영하고 있다. 성심당은 올해 창업 70주년이다. 성심당은 2023년 출시한 딸기시루 케이크가 ‘가성비 고급 케이크’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전국 명소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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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치기 등도 인기
이와 함께 두부두루치기와 구즉도토리묵 등도 대전의 전통 음식으로 꼽힌다. 대전시 중구 선화동 등 원도심 일대 두부두루치기·칼국수 집은 요즘도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인기다. 대전세종연구원에 따르면 2023년 12월 기준 대전의 칼국수집은 727개, 빵집은 849개다. 도토리묵은 유성구 구즉동 일대에 음식촌이 형성될 정도로 성업 중이다.
시는 조사 결과와 전문가 자문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위원회 심의를 거쳐 4월께 ‘대전의 맛’을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이번 시민 선호도 조사는 시민이 직접 참여해 대전의 음식을 선정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