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김어준씨의 방송에서 최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설치법 정부입법안이 연일 공세의 대상이 되고 있다. 출연진 다수도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 등 여권 내 ‘검찰개혁’ 강경파 위주다 보니, 일방적으로 정부안이 난타 당하기 일쑤다. 그런데 지난 10~12일 공개된 김씨의 유튜브 방송에서 양부남 민주당 의원이 홀로 연일 정부안을 옹호하고 나서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나머지 출연진들과 김씨 공세를 견디며 정부안을 옹호하다 보니 김씨가 양 의원을 “샌드백”이라고 부를 정도다.
지난 10일 방송에서 논쟁거리가 된 건 ‘공소청 검사가 중수청 수사관에게 수사 개시를 통보해야 한다’고 규정한 중수청법 45조다. 김씨 등은 검사가 수사 개시를 사실상 보고받도록 돼있는 만큼, 중수청이 사실상 검사의 수사지휘를 받을 가능성을 우려했다. 김씨는 “중수청으로부터 공소청이 보고를 받으면 결국 자기(공소청)가 원하는 수사를 할 수 있다”며 “중수청과 공소청이 한 몸이 돼 표적수사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함께 출연한 박은정 의원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검사들이 꿈꿔왔던 중수청”이라고 거들었다.
하지만 양 의원은 “(표적 수사를 하려면) 공소청 검사가 중수청 수사관에 대한 직접적 지휘권이 있어야 한다. 근데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검사의) 수사개시권이 없어져 역대 어느 정부보다도 센 검찰개혁이 이뤄졌다”고 했다. 사흘 내내 김씨 등의 정부안 공세 방어를 벌이던 양 의원은 지난 11일 방송에서 “여러분도 내 말이 합리적이면 수긍할 필요가 있다”고 따지기도 했다.
양 의원은 2020년 부산고검장까지 지낸 검사 출신 정치인이다. 이 때문에 김씨가 운영하는 딴지일보 게시판에서는 “‘검찰개악법’을 찬성하면서 재선을 하겠나”, “검찰개혁을 바라보는 인식이 처참하다” 등 양 의원 비난 글이 수십건 이상 쇄도하고 있다. 양 의원은 정부안 수정을 요구하는 강성 당원들로부터 항의 문자도 받고 있다고 한다. 반면에 이재명 대통령 지지층이 모인 디시인사이드 ‘이재명은 합니다 갤러리’에서는 “나가서도 기 안죽고 할말 다 한다”며 양 의원을 응원하는 반응이 주류다.
양 의원은 최근 발언 배경과 관련 “내 생각에 틀린 게 없으니 말하는 것 뿐”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다만 “나도 원래 경찰에 수사권을 줘버리고 중수청 만드는 걸 반대했다”고 덧붙였다. 양 의원과 가까운 한 초선 의원은 “양 의원이 누구보다 잘 아는 문제인 만큼, 확신을 갖고 있는 것 같았다”며 “법을 아는 사람이라면 양 의원의 말이 더 일리가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에선 “자기 생각과 다르면 말을 잘라버리는 김씨의 편향적인 진행 방식이 오히려 양 의원의 오기를 북돋은 것 같다”(수도권 초선 의원)는 반응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