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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뛰어? 그러면 망한다…뷔페 먹듯 '골고루' 운동할 이유

중앙일보

2026.03.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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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연의 즐거운 건강

언제 그랬냐는 듯 맹추위가 지나가고 따뜻한 봄날이 찾아오면 우리 몸도 자연스레 움직이고 싶어지고 야외활동이 늘어나게 된다.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풀고 공원을 산책하거나 달리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어난다. 많은 사람이 “이제 운동을 시작하겠다” “살을 빼야겠다” 는 등의 마음을 먹는 시기이기도 하다.

의료 현장도 이에 따른 ‘변화’가 나타나는데, 운동으로 인한 근골격계 통증이나 크고 작은 부상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증가다. 운동은 건강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 생활습관이지만,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시작하면 오히려 몸에 부담이 될 수 있다.

하루 60분 이상 신체활동하는 청소년 17%뿐
사실 신체활동 부족은 우리나라에선 중요한 건강 문제이긴 하다. 질병관리청이 시행하는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규칙적인 신체활동을 실천하는 성인의 비율은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특히 성인 중 중등도 이상 신체활동을 주 150분 이상 실천한 비율이 26.6%로 낮고, 청소년의 하루 60분 이상 신체활동 실천율이 17.3%로 세계 최저 수준으로 보고되었다. 2025년 지역사회건강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25년 걷기 실천율(최근 1주일 동안 하루 30분 이상 걷기를 주 5일 이상 실천한 사람의 비율)은 49.7%에서 49.2%로 전년 대비 0.5%포인트 감소했다.

이러한 생활 패턴은 근력 감소와 체력 저하로 이어지기 쉽다. 그러다가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갑자기 운동을 시작하면 근육과 관절이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부담을 받게 된다.

흔하게 나타나는 문제는 무릎 통증, 발목 염좌, 허리 통증, 그리고 근육 손상이다. 평소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조깅을 시작하면 무릎 관절에는 체중의 몇 배에 해당하는 하중이 반복적으로 전달된다. 이런 반복적 충격은 슬개 대퇴 통증이나 연골 주변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등산이나 빠른 보행을 하다가 발목을 삐끗하는 발목 염좌 역시 봄철에 흔히 발생하는 운동 손상 중 하나다. 이러한 부상은 대개 작은 통증에서 시작하지만 무리하게 운동을 지속하면 더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초기에는 단순한 근육통으로 시작했다가 반복적인 과부하가 지속되면 건염이나 만성 관절 통증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중년 이후에는 이러한 위험이 더욱 커질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근육량이 감소하고 관절의 탄력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폐경 이후 여성에서는 근육량 감소와 골밀도 변화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규칙적인 운동은 근력 유지와 골밀도 유지에 도움이 되지만, 갑작스럽고 과도한 운동은 오히려 통증이나 손상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그렇다면 봄철 운동을 건강하게 시작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운동 전 가벼운 준비운동과 스트레칭을 챙기자. 많은 사람이 운동을 시작하면서 바로 걷거나 달리기를 시작하지만, 충분한 준비운동 없이 갑자기 움직이면 근육과 인대가 긴장된 상태에서 부담을 받게 된다. 작은 충격에도 근육이나 인대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운동 전 가벼운 준비운동과 스트레칭은 근육의 긴장을 완화하고 관절의 가동 범위를 넓혀 부상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둘째, 운동 강도는 천천히 늘려나가자. 처음부터 빠르게 달리기나 고강도 운동을 하기보다 가벼운 걷기부터 시작해 점차 속도와 시간을 늘리는 것이 좋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이 제시한 한국인 신체활동 지침에서도 성인은 주당 최소 150분 이상의 중등도 유산소 운동과 주 2회 이상의 근력운동을 권장하고 있다.

셋째, 운동의 종류를 다양하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과 같은 유산소 운동에 더해 가벼운 근력운동을 함께 하면 근육과 관절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코어 근육과 하체 근육을 강화하면 허리 통증이나 무릎 통증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넷째, 통증이 나타나면 무리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 후 나타나는 근육통은 보통 1~3일 이내에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통증이 지속하거나 관절이 붓고 움직임이 제한된다면 단순한 근육통이 아닐 수 있으므로 휴식을 취하고 호전이 없다면 병원을 방문하도록 하자.

하체 근육 강화하면 허리·무릎 통증 예방
마지막으로,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선택하는 것이다. 대개 운동을 시작할 때 달리기나 등산처럼 비교적 강도가 높은 운동을 시도하는데, 모든 사람에게 적합한 것은 아니다. 무릎 관절이 약한 사람이라면 빠르게 달리기보다는 자전거·수영처럼 관절 부담이 적은 운동이 더 적합할 수 있다. 반대로 근력이 부족한 경우에는 가벼운 근력운동이나 균형 운동을 함께 하는 것이 도움된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체력과 건강 상태에 맞는 운동을 선택하는 것이다. 운동의 종류를 잘 선택하면 부상을 줄이고 더 오래 꾸준히 운동을 이어갈 수 있다.

따뜻한 날씨와 길어진 낮은 우리를 밖으로 이끌고 몸을 움직이게 만든다. 이때 몸의 준비 상태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건강한 운동 습관은 단기간의 강도 높은 운동이 아니라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 생활습관에서 시작된다. 겨우내 쉬었던 몸을 서서히 깨우듯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면, 봄철 운동은 부상의 원인이 아니라 우리 몸에 활력을 주는 좋은 습관이 될 것이다. 따뜻한 봄날, 오늘은 움츠렸던 몸을 이완시키는 스트레칭과 조금 가볍게 걷는 것부터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정소연 국립암센터 유방암외과 전문의. 국립암센터 유방암외과 전문의로 유방암 환자 수술 및 치료에 15년 이상의 임상경력을 가지고 있다. 국립암센터 암생존자통합지지실장을 거쳐 현재 암진료향상연구과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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